전국 폭염특보 확대…충청권 온열질환자 183명 달해
영동서 밭일하던 60대 숨져…가축폐사 등 피해 속출
9일 낮 최고 35도…내륙에선 천둥·번개 동반 소나기도

8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이 샤워터널을 지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논산육군훈련소>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가을의 문턱이라는 절기상 입추(立秋)인 8일 충청권에선 찜통더위가 기세를 이어갔다. 말복(末伏)인 11일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기상청 무인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자료에 따르면 이날 세종(금남)의 낮 최고기온이 34.4도까지 올랐고, 대전·보은·옥천 33.8도, 제천 33.7도, 공주·논산·아산 33.1도, 청주 32.7도, 괴산 32.4도, 충주 32.5도, 음성 32도 등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늦은 오후 갑작스런 소나기로 기온이 다소 떨어졌으나,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계속된 폭염에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1200명에 달한다. 경기가 236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160명), 전남(130명), 경남(116명) 등의 순이다. 충청권 온열질환자는 충남 80명, 충북 77명, 대전 21명, 세종 5명 등 18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 123명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오전 10시 20분께 영동군 추풍령면의 밭에서 A(6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씨 주변에서 예초기와 작업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A씨가 무더위 속 무리하게 밭일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충남에선 온열질환자 중 2명이 전날까지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축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충북에서는 닭 14만200마리를 비롯해 모두 14만2300여마리가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에선 닭 22만1400여마리, 돼지 5000여마리 등 모두 23만5000여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이날 양식장이 밀집한 천수만 해역에선 최고수온이 28도를 넘어 고수온주의보가 발령됐다. 28도 이상 수온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 우럭과 숭어 등의 양식 어종 피해가 우려된다. 천수만에선 2016년 73곳 377만마리(50억원), 지난해 9곳 155만마리(29억원)의 폐사하는 등 고수온 피해가 발생했다.

주말에도 불볕더위가 이어지겠다. 10일까지 수도권과 충청 등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최고기온 35도에 달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말복인 11일에도 33도 안팎의 폭염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9일 오전 10시를 기해 세종, 대전, 충북(제천·음성 제외), 충남 보령·예산·청양·부여·금산·논산·아산·공주·천안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될 때 발령된다.

9일은 구름 많고, 대기불안정으로 갑작스러운 소나기도 내리겠다. 오후에 소나기에 의한 예상강수량은 충북 5~40㎜, 대전·세종·충남 5~50㎜다. 소나기가 내리는 곳에선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 충청권 아침 최저기온은 청주 26도, 대전 25도, 세종·공주 24도, 제천 23도 등 23~26도, 낮 최고기온은 대전·세종·청주·공주 35도, 제천 34도 등 34~35도가 되겠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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