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난항…‘고유정 살해’ ‘현남편 과실치사’ 고민
다른 경찰청 프로파일러·법률 전문가에 분석 의뢰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 수사 자료 분석에 외부 수사 전문가들까지 투입된다.

충북경찰청은 다른 지역 경찰청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법률전문가 등에게 그동안 확보한 고유정과 그의 현남편 A(37)씨에 대한 수사 자료를 공개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다른 지방청 소속 프로파일러들은 12일부터 사흘 간 청주상당경찰서가 수집한 증거와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고씨 부부의 행동패턴과 심리를 분석해 B(4)군이 숨진 경위를 파악한다. 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된 법률전문가들은 고씨 부부의 진술과 수사기록 등을 살펴 수사팀이 놓친 부분 등에 대해 살펴본다.

전남편 살해사건으로 재판 중인 고유정의 또다른 살인 혐의가 의심되는 한편, A씨가 국민청원 등을 통해 부실수사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인 만큼 수사팀이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기 전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타 지방청 소속 프로파일러의 분석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고씨와 A씨를 각각 살인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나 수사는 다소 난항을 겪고 있다. 객관적 증거 없이 고씨 부부의 진술 등 간접 증거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고씨를 살인 혐의로 고소하는 등 타살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자신이 경찰 수사대상에 오른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부실수사 등 경찰수사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씨는 경찰조사에서 A씨의 잠버릇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친아들이자 고유정의 의붓아들인 B(4)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께 청주에 있는 고씨 부부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의 사망당시 집에는 고씨 부부 뿐이었다. B군은 친부 A씨와 한방에서 잤고, 고씨는 다른 방에서 잔 것으로 조사됐다.

부검결과 B군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별다른 외상은 없었고, 약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10분 이상 몸 전체에 강한 압박을 받아 눌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에 따라 경찰은 고씨 부부를 모두 용의 선상에 두고 수사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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