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병원 보약 판매 부추기는 옥천군 ‘논란’ 9일 대전 A병원과 상호발전 업무 협약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 옥천군이 대전의 A한방병원과 업무 협약을 통해 ‘군민 누구나 비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지만 실제론 특정 건강식품만 할인이 되면서 군민들 상대로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다.

옥천군은 9일 A한방병원과 지역에 주소를 둔 군민 누구나를 대상으로 비급여 혜택 10~30% 할인을 적용한다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기간은 협약일로부터 2년으로 하고, 협약만료 30일전까지 해지 양 기관의 의사표현이 없으면 자동으로 2년이 연장되는 형식이다.

하지만 본보가 확인한 결과 실제 혜택을 받는 의료시술에 대한 비급여 할인 항목은 단 1건도 없고 공진단(사향가루 등으로 만든 식품)같은 고가의 보약만 할인이 되고 있었다.

지자체가 특정병원의 ‘보약’ 판매를 돕는 꼴이 된 것이다.

A한방병원은 척추와 신경계통 치료시술이 유명한 전문 병원이다.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싶지만 고가의 비용(비급여)등의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저소득층 주민들은 옥천군의 업무협약체결에 반색을 표하며 빠르게 주변의 환자들에게 소식을 전했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낭패만 보고 돌아왔다.

주민 김정호(35·삼양리)씨는 “언론에서 옥천군보건소가 업무협약을 해 옥천 주민이면 누구나 비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접해 다리가 불편한 동생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지만 시술에 대한 비급여 비용 혜택은 받을 수 없다고 전해 들어 다시 돌아 왔다”고 말했다.

실제 고가의 건강식품을 구매한 사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B씨는 “언론 소식을 접하고 어머니에게 이 병원을 소개시켜드렸는데 다녀오시더니 치료는 못 받으시고 왠 건강식품만 사오셨다”며 “어처구니가 없게도 5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가 아닌 내가 건강식품에 대해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마치 시골할머니들에게 접근해 약을 판매하는 ‘장사꾼’들이 생각나 속상하다”고 푸념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의료비용을 특정인들만 할인해 주는 건 의료법상 위법이다.

병원 측도 이 같은 내용을 듣고 ‘병원과 합의된 사항은 없다’며 난색이다.

병원 관계자는 “특정단체, 특정인들에 대한 의료비 할인은 법적으로 해줄 수 없다. 비급여 할인 내용은 옥천군의 입장일 뿐이며 건강식품은 의료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할인이 가능해 이 종목만 협약에 협약내용에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법령도 찾아보지 않고 업무협약에 대한 성과만 높이려한 옥천군의 행정을 두고 주민들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주민 C씨는 “옥천군이 마치 군민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처럼 언론에 홍보한 것이 알고 보니 모두 거짓 이었다”라며 “지자체가 거짓말로 군민들을 현혹하면 공신력이 바닥에 떨어질 것이고 군민들이 앞으로 옥천군의 행정을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옥천군은 취재가 시작되자 정정자료를 내고 ‘경옥고, 청심환, 경옥환 등의 보약만 할인 된다’고 홍보 하고 있다. 옥천 박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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