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2일 길지만 강수량은 평년 대비 63%
누적강수량은 평년 절반…14개 시·군 가뭄 단계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올해 충청권 장마는 ‘마른장마’였다. 평년보다 기간은 길었지만 강수량은 적어 가뭄해갈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누적강수량도 부족해 충청권 14곳은 가뭄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전기상청과 청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의 장마는 6월 26일부터 7월 29일까지 34일 간 이어져 평년보다 2일 길었다. 그러나 이 기간 충북의 강수량은 223.6㎜에 그쳐 평년보다 150㎜ 이상 적었다. 대전·충남·세종지역도 장마철 강수량은 204.8㎜로 평년의 63%에 불과했다.

장마기간 차고 건조한 공기를 동반한 상승 기압골의 영향을 자주 받아 북태평양고기압이 크게 확장하지 못한 것이 장마철 강수량이 저조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남쪽에 자주 머물며 남해안과 제주에 자주 영향을 준 반면 충청권은 ‘마른장마’가 이어졌다.

특히 충청지역 최근 6개월 평균 강수량도 401.5㎜로 평년(735.8㎜)의 54.5%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충청권 일부 지역은 가뭄 단계에 접어들었다.

행정안전부는 ‘8월 가뭄 예·경보’에서 “이달 5일까지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72.4% 수준이고, 중부지역은 57%에 그친다”며 “10월까지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해 물 부족 우려는 크지 않으나 지역적 가뭄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평년 대비 111%, 다목적댐은 109%, 용수댐은 129%다.

다만 일부 지역은 가뭄 예·경보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중 보통 수준의 가뭄을 뜻하는 ‘주의’나 약한 가뭄인 ‘관심’ 단계를 보이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생활·공업용수 분야에서 충남 보령·서산·당진·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보령댐)이 ‘주의’(5일 기준) 단계, 충북 괴산·단양·음성·증평·진천·충주(충주댐)은 ‘관심’ 단계다. 보령댐의 현재 저수율은 지난 주 31.2%에서 32.1%로, 충주댐 저수율도 43.2%에서 현재 45.3%로 다소 올랐다. 또 충북 괴산·단양·보은·영동·옥천·증평·청주와 충남 공주·금산·논산·부여·서천·아산·천안이 ‘관심’(약한 가뭄) 단계 기상가뭄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에도 충북 6개 시군, 충남 10개 시군에 ‘관심’ 단계 기상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는 생활·공업용수는 현재 정상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나 가뭄 ‘주의’ 단계인 보령·평림댐(전남 장성) 지역과 ‘관심’ 단계인 소양강(강원 춘천)·충주댐 지역의 하천유지 용수를 감축하는 등 선제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태풍에 대비해 저수율이 높은 댐과 용수가 부족한 댐을 구분해서 관리하고 필요하면 인근 연계 공급체계를 가동해 홍수피해나 용수 공급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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