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수 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 충북대 겸임교수

정 수 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 충북대 겸임교수

(동양일보) 미국과 중국의 미중경제갈등과 일본경제보복으로 한층 뒤숭숭한 한주를 보냈다. 주식시장은 이러한 대외환경여파를 반영하 듯 요동을 치고, 투자자들은 불안감으로 주식을 팔고, 외국인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가 한층 여기저기에서 나오는 뉴스들로 분주한 한주였다. 충북경제는 일본 경제보복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일본의 강수에 도내 반도체 업계를 비롯한 타격 많은 기업들은 어떠한 문제들이 발생할지에 대해 다각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은 청주 오창을 중심으로 한 강소연구개발특구지정, 스마트안전제어규제자유특구지정 등 충북의 미래를 위한 청신호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상황을 주시하는 것은 경기가 위축되면 기업은 가장 먼저 대규모 자금에 대한 투자를 꺼려하게 되고, 인력채용 역시 뒤로 미루거나 꺼려하게 된다. 일자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경기상황에 따라 일자리 역시 얼음판처럼 변화되는 것을 알고 있어, 기업들이 지속적인 인력충원을 기피하는 지금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그만큼 요즈음의 경기상황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인터넷을 서핑하다 발견한 “90년생이온다”라는 책이 나에게 다가왔다. 입사한 우리 회사 신입직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연령대별로 다르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미리보기를 보면서, 간담함, 병맛, 솔직함을 비롯해서 요즘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많이 이야기하는 꼰대라는 단어까지 많은 단어들이 자극적으로 나에게 ‘이 책을 읽으시오’라고 하는 듯했다.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은 지금의 우리 회사에 있는 직원들로 봤을 때 20대 신입직원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에 딱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나를 자극했던 단어로‘입사직원이 당돌한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확답할 수 있을까? 다소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실질적으로 기업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당돌함이란 그 사람이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판단의 어떠한 기준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90년대생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고, 일터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으려고 하며, 참여를 통해 인정 욕구를 충족하려 한다. 소비자가 될 때, 그들은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외면한다.

이러한 측면들이 70~80년대 생에 비해 좀 더 당돌한 건 맞는 것 같다. 신입직원들이 입사 후 나에게 질문했던 많은 질문들에 대해 난 ‘아 이런 것도 궁금해’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90년대생이라 유난스럽다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함께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많이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사실이다. 대화를 통해서 그들이 궁금해 하는 사실에 대해 설명하고, 기존 조직에서 관습적으로 운영되던 것들을 차츰 바꿔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던 건, 내가 까마득히 기억에서 지워져 있던 그 또래였을 때 처음 입사했을 때,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대해 나 스스로 정답을 찾아갔던 과정을 지금 90년대 생들은 그 해답을 알고 싶어 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는 원래 그래’라는 선배 말에 따라 일을 배웠던 나에게 90년대 생들에게 ‘회사는 원래 그래’라는 단어는 당연히 왜? 라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것이 당연한 진리일 것이다. “왜요?”라고 묻는 순간 ‘그저 윗사람이 시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해야 하는 것이 회사 생활의 미덕이자 센스라고 가르쳤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90년대 생에게는 왜 이것이 필요하며, 이 일의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일이 왜 중요한지, 그 동안의 많은 이전 경험들을 그들이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이미 운영하고 있는 방법들은 이전의 케케묵은 방법들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사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일들은 절차도 있고, 그 절차에 필요했던 이전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90년대생이 이러한 이전에 사용했던 방법들을 이해하기는 부족하다 즉 경험이 부족하다. 반면 60년대, 70년대, 80년대생들의 경우는 이제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자라나온 세대이다. 세대간의 갈등이 요지가 되어서는 안된다. 정말 그 업무를 잘 해내고 싶다면 납득하지 못하는 조직원들을 설득시키고, 동기부여를 통해 그들에게 더 낳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아 됐고 그냥 시키는대로 해”라고 하는 것은 조직의 성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해야 하는 것은 9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따스한 배려의 한마디가 필요하고, 90년대생들은 자신의 욕구를 먼저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의 전체를 보려는 안목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상호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상호간의 이해를 위한 노력과 배려가 함께 할 때, 더 행복한 조직문화가 도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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