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일본이 전략물자 수출 시 허가 절차 간소화 혜택을 적용하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해 우리 반도체 등 수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촉발된 반일감정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물론 우리국민 이라면 일본과의 아픈 과거사 문제나 스포츠경기를 관람할 때 뜨거운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을 누구나 한 번 쯤은 느꼈겠지만 이번처럼 양국 간 전면전 양상을 보이는 것은 매우 드믄 일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방증하듯 일본의 대표적 의류브랜드로 국내에 18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니클로의 매출이 최근 불매운동으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9일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유니클로 모바일 앱의 7월 월간 사용자 수는 상반기 평균치보다 28% 줄었다. 지난 6월 72만1472명에 달했던 유니클로 앱 MAU는 7월에는 51만440명으로 29% 감소했고 일일 사용자 수 기준으로 보면 전월 및 상반기 평균 대비 40%나 줄어들었다.

사실 반도체 소재나 부품 등 산업체에서 사용되는 것 외에도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일본제품은 무척이나 많다. 소니, 올림푸스, 니콘, 캐논, 파나소닉, 후지필름, 펜탁스 등 카메라를 비롯해 금융, 자동차, 오토바이, 전자음향, 편의점, 맥주, 담배, 음료, 의류·신발, 게임, 문구, 시계, 화장품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정치권에선 ‘제2의 독립운동으로 경제왜란을 물리치자’고 연일 외치곤 있지만 단기간에 북한처럼 ‘자력갱생’을 한다 해도 불가능한 일인데다 이러한 상황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또 딱히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자존심만 내세우다간 경제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더욱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의 몫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만 한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이 소재와 부품, 장비에서 앞선 것은 수십 년간 한 우물만을 판 과학 장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이번 한일무역전쟁을 계기로 많은 과학기술인들을 집중 육성해 반도체·에너지·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원천기술을 개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거북선 건조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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