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충북출신 산악인 2명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를 등정하다가 실종된 지 10년 만에 숨진 채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들 산악인 두 명은 2009년 9월 직지원정대 일원으로 히말라야 히운출리 북벽의 새로운 루트인 ‘직지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실종됐다고 한다.

고(故) 민준영·박종성 대원은 당시 36세와 42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던 산악인들이었다.

충북도내는 물론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산악인들과 견주어 볼 때 손색이 없을 만큼 선·후배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영원한 산악인’이었다고 한다.

직지원정대는 해외 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直指)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산악단체다.

직지를 알리기 위해 당시 원정등반에 나섰다가 실종된 이들 두 산악인들의 ‘직지사랑’은 현재까지도 산악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충북도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고 한다.

두 명의 산악인들은 실종 1년 전인 2008년 6월 히말라야 6235m급 이름 없는 봉우리를 정복해 당시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인 ‘직지봉’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두 산악인들의 열정과 노력 덕택에 파키스탄 정부는 2008년 7월 봉우리 이름을 ‘직지봉’으로 승인했다고 하니 당시 위험을 무릅쓴 이들 산악인들의 열정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당시 원정대장과 유족들이 이들 두 산악인들의 시신 신원확인을 위해 12일 네팔 현지로 출발했고, 신원이 확인되면 현지에서 화장한 뒤 국내로 운구한다고 한다.

당시 함께 했던 원정 대원들은 이들 두 산악인들이 실종되자 조형물을 세우고 매년 추모활동을 이어왔다고 한다.

유가족 못지않게 동료대원들의 슬픔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겠지만, ‘직지’를 알리기 위한 이들 두 산악인들의 열정은 충북도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충북도내에는 전 세계 산악인들이 찾는 고봉(高峰)을 등정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이들이 유독 많다.

그러나 남들이 도전하지 않은 일에 나섰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충북산악인들을 추모하고 기리는 일에는 아직 충분하지 못한 점이 많다고 한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직지봉’을 탄생시킨 이들 두 산악인들의 고귀한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도민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두 산악인들은 후배들에게 새로운 ‘직지 루트’ 개척을 맡기고, 영면(永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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