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65세 이상 독거노인 설문조사… 296명 고위험 군으로 분류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 치료 프로그램 개설, 환자 진단은 안하고 재활치료만 ‘부작용’ 우려

의료계 “정확한 진단 없는 재활치료는 오히려 우울감 높일 수도”





옥천군 보건소가 독거노인들의 우울증 지수를 감소시키기 위해 운영하는 ‘노인 우울감 개선 프로그램’ 사업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옥천군보건소는 지난 5월 독거노인 12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96명(24%)이 우울감이 심각한 고위험 군으로 조사 되면서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보건소는 노인들의 우울감 지수를 낮추고 자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자기 공예, 노래교실, 그림그리기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육들 모두 치료목적 보단 재활치료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고위험 군으로 분류된 우울증 환자들 대부분이 약물치료나 입원치료가 먼저 필요한 환자가 많다”며 “환자의 상태에 따른 진단과 치료법을 진행해야 완치가 가능한데 도자기 공예 등의 치료프로그램은 재활 목적에 가까운 수준이다”고 지적 했다.

이어 “고위험 군으로 분류된 환자의 정식적 상태를 모르거나 잘못 판단해 단체교육이나 생활을 시킨 다는 건 자칫 우울증을 악화 시킬 수 있다”며 “최소한 심리치료사 등이 동석해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한 환자들을 보건소가 우울증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오히려 병을 악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답변자 중 12명은 구체적인 방법까지 치밀하게 생각했다고 응답 할 정도로 우울감 지수가 심각해 치료가 시급하다.

실제로 보건소가 운영하는 ‘노인 우울감 개선 프로그램’에는 심리치료사나 노인전문 상담사를 찾아 볼 수 없다.

또 관리대상으로 분류된 노인 296명중 교육 참여자는 절반에도 못 미친 60여명만 동참 하고 있다.

청산·청성면 지역은 장소문제 등의 이유로 이 프로그램마저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참여율이 저조한데다 정작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참여를 거부하면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계 한 전문의는 “실제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들은 집밖 생활을 하지 못하는 고위험 군 환자들이 많다. 설문조사를 보면 심각한 수준의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분류의 우울증 환자들은 재활 프로그램보단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 후 약물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장소 등의 문제로 인해 청성·청산지역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기관과 곧 협의를 통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 하겠다”고 전했다. 옥천 박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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