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북한은 지난 10일 미사일을 쏜 뒤 "새 무기의 시험 사격"이라고 발표했지만 오는 20일까지 일정으로 지난 11일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분간 추가 발사가 지속할 거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은 그런 관측에서였고, 결과적으로 맞았다. 한미 훈련 종료까진 시간이 남았으니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사일 발사도 발사지만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통하고 한국을 막는다)식 행태의 노골화다.

조평통은 대변인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며 막말을 퍼부었다.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졸졸 내리읽는 웃기는 사람"이라느니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이라느니 하는 말들은 보는 눈과 듣는 귀를 의심하게 한다.

북한은 지난 16일 오전 강원도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를 또 두 차례 쐈다. 군 당국은 단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 10일 이후 엿새만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치면 3주 사이 모두 6번 발사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여덟번 째 발사다.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도 비난하고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북미대화와 남북대화가 선순환하고 각각의 관계 진전도 병행하는 것을 우리는 희망하지만 일이 그리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답답하다. 지금은 다만, 북미대화가 남북대화보다 중심이 돼야 할 시기는 맞는 만큼 상황 악화를 방지하며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북한도 평화를 지지하는 여론에 힘입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드라이브를 거는 남한 당국의 입지를 좁혀서 자신들이 얻을 것이 무엇인가 반문하기 바란다.

자유무역과 시장경제를 하는 한국은 최근 미·중 무역·환율분쟁에다 한·일 경제전쟁까지 겹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북한의 군사 행위와 대남 비난 등 일체의 행위는 남북관계 진전에 방해만 될 뿐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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