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 지정 행복씨앗학교 ‘청주 동화초’
작은 학교 살리기 충북 표본학교 탈바꿈

'동화 6남매' 모둠활동을 통해 선후배가 학교 텃밭가꾸기 생태수업을 하고 있다.
안병권 교장
방과후 학교 사물놀이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청주 동화초(교장 안병권)는 전체 6학급에 전교생이 75명인 ‘작은 학교’다.

1963년 9월 개교한 이 학교는 남이면 문동리, 남일면 화당리와 인접해 있어 문동리의 ‘동’, 화당리의 ‘화’를 합쳐서 ‘동화’라는 이름을 붙였다.

2010년 학생 수 15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동화초는 현재 75명으로 5배 가까이 늘리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다.

학교, 학부모, 동문, 운영위원이 힘을 합쳐 다른 학교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학생의 행복을 살리는 작은 학교만의 강점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학생이 찾아오는 작은 학교 살리기의 충북 표본학교로 탈바꿈해 이제는 충북의 '작은 학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게 됐다.

'책임지는 학교 공동체, 민주적 학교 운영, 즐거운 배움'을 목표로 충북도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를 재지정 1년차(4년 지정 운영 후 2019년 재지정)를 운영하고 있다.

동화초 학생들은 도시의 학교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자연과의 교감, 여유롭고 경쟁 없는 진정한 배움, 생활 속 배려와 나눔을 직접 경험하며 작은 시골 학교의 특성을 살린 교육환경에서 꿈과 끼를 찾고 있다.

●자연에서 가꾸고 키우고 배움

동화초 아이들은 학기 초에 학년별로 토마토, 딸기, 땅콩 등을 심는다. 매일 직접 물을 주고 곁가지를 잘라주는 일은 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학교 텃밭에서 자라는 작물도 감자, 옥수수, 배추, 목화, 보리, 고추 등 다양하다. 이를 이용해 감자 삶기, 도토리묵 쑤어먹기, 옥수수 삶아먹기, 김장하기 등 자연에서 키우고 가꾸는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반마다 작물을 정하고 직접 심어서 가꿀 수 있는 학교 텃밭은 학생들이 노동의 가치와 노동의 즐거움을 직접 체험하며 느끼는 공간이 됐다.

텃밭뿐만 아니라 학교가 위치한 남계리 한상철 이장이 학생들의 벼농사 체험을 위해 빌려준 논에서 직접 모내기, 벼 베기 및 홀태(촘촘한 날 사이에 벼·보리 등의 이삭을 넣고 훑어내 낟알을 터는 농기구)로 수확하기 등 벼농사의 전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수확한 쌀로 ‘가래떡데이’를 실시하기도 했으며 체험 활동을 뒷받침해준 한 이장께 감사의 편지를 쓰는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활동으로 웃어른에 대한 공경을 실천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을 하고 있다.

●경쟁은 줄이고, 협력은 살리고

학생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스티커 보상제도, 경쟁을 유도하는 등수 매기기 시험을 없앴다. 줄 세우기식 시험을 지양해 중간고사를 없애고 서술형 평가를 도입해 양적 평가보다 질적 평가 결과를 활용하고 있다.

블록 타임제로 1, 2교시와 3, 4교시를 묶고 중간놀이시간 30분을 만들어 아이들이 놀면서 배우고, 놀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간에 학생들은 축구도 하고 독서도 하면서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있다.

●동화 다모임과 '동화 6남매'

학생을 중심에 두고 가치를 생각하는 이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주요 행사에 반영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고,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학생다모임’에서는 주요 학교행사 계획수립과 평가가 이뤄진다. 학기 초에는 전교생이 모여 '학생 3무 3행'을 정하는데 학교에서의 생활 규칙을 스스로 정해 자발적으로 규칙을 준수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며 전교생의 동의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서로 지킬 수 있도록 다독여주고 도와주는 문화가 형성된다.

이와 함께 '동화 6남매'라는 모둠활동으로 인성, 체험, 협력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는데 동화다모임, 삼짇날과 동짓날의 절기행사, 과학의 날 행사, 가족캠프 등 모든 학교 행사에서 학생들

간의 협력과 배려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동화 6남매 활동을 통해 저학년은 학교 문화를 배우고, 고학년은 배려심과 리더십을 키우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학부모의 주체적 배움과 소통

교육부 주최 ’2017 학부모 교육 참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매년 2월 학부모와 워크숍을 갖고 분기별로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과정위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학부모회도 매년 12월 구성해 미리 활동을 준비한다.

전문가를 초청해 동화 학부모와 교사가 동화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연 4회 학부모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학부모 동화 봉사동아리, 세린모와 함께하는 일본어동아리, 아빠와 함께하는 토요스포츠 등 지속적인 운영으로 봉사 및 재능기부가 이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년다모임, 전체다모임 등 의사소통의 기회를 늘려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자리 잡게 됐다.

안병권 교장은 “체험·소통·배움으로 모두 성장하는 동화교육을 위해 즐겁게 배우고 성장하는 아이들,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교직원, 함께 고민하며 참여하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교장은 “아이,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가 주인으로서 더불어 성장하는 행복한 동행으로 화합의 숲을 위한 동화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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