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설립 아닌 직접 고용해야” 요구
교육부장관 면담 등 무산…총파업 불가피
충남·충북대병원도 비번·휴가로 파업 동참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전국 5개 국립대병원 비정규직이 오는 22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충북대·충남대병원 파견용역직의 경우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비번·휴가 등을 활용해 사실상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 등 3개 산별 연맹은 19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국립대병원 측을 규탄했다.

이들은 “문재인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포한 지 2년이 넘었으나 국립대병원 전체 파견용역직 5223명 중 정규직 전환은 292명”이라며 “이는 국립대병원의 직무유기이자 사회적 책임회피”라고 지적했다. 또 “국립대병원을 담당하는 교육부가 조속히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라는 방침을 내린 바 있어 사용자 측은 자회사 전환 의도를 전면 폐기하고 직접고용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립대병원 사측에 총파업 전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위한 밤샘 집중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이날 오후 2시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면담을 진행했으나 교육부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22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총파업에는 이미 쟁의조정 절차를 거친 서울대·부산대·경북대·강원대·전남대병원 등 5개 병원이 참여한다. 충남대·충북대병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서울대치과·전북대·제주대병원 등 8개 병원은 비번·휴가를 내고 총파업에 참여하는 등 사실상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병원의 업무가 환자생명·안전에 직접 연결되는 업무인 만큼 직접고용 대상으로 밝힌 정부방침에 따라 정규직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 측은 파견용역직의 경우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형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자회사 설립방식은 기존 파견용역업체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공문, 국립병원 행정책임자 간담회, 병원장 간담회 등을 통해 정규직 전환문제 해결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31일에도 청주 오송컨퍼런스센터에서 11개 국립대병원 노사가 참여하는 통합 노사협의회를 구성하고 집단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자회사 전환을 놓고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달 6일 1차 실무협의와 12일 1차 전체협의를 끝으로 아무런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중단됐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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