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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꿈에만 그리던 한국, 그리고 바다를 보고서
동양에세이/ 꿈에만 그리던 한국, 그리고 바다를 보고서
  • 동양일보
  • 승인 2019.08.20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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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영 중국 연변대학사범분원1학년
피혜영 <중국 연변대학사범분원1학년>
피혜영 <중국 연변대학사범분원1학년>

동양일보 저는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즐겨 이런저런 상을 많이 탔으나, 이번 18회 ‘포석조명희청소년문학상’ 공모전은 제게 한국방문이라는 기적 같은 기회를 주어 제 생애에 잊을 수 없는 일대 사건(?)이 되었습니다.

꿈에만 그려오던 한국을 가게 되었다는 사실은, 연길공항에 들어와서도 실감되지 않았습니다.

청주행 항공기의 기내에 들어와 앉아서 잠시 후 기체가 하늘에 오르고 나서야 ‘정말 한국에 가는구나’란 실감이 났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다 있는가’라는 생각과, 이 같은 영광스럽고 설레는 일을 만든 분들이 어떤 분들일까라는 생각에 몸이 피곤했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머문 4박 5일이라는 짧은 일정임에도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느꼈는지를 생각하면 실로 감개가 무량할 따름입니다.

우선 저는 19년을 살면서 바다를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번 한국에 오자마자 이 소망이 이뤄졌습니다. 바다를 보는 순간은 실로 격동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산은 수없이 많이 가 보았지만 한 번도 못 가본 바다가 사무치게 보고 싶었습니다. 사진으로만, 영상으로만 보아도 바다는 아주 넓고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아득합니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실제로 보니 바다 보는 것을 소원하던 제 자신이 뿌듯하고 보람찼습니다. 마치 꿈을 이루는 데에는 분명히 끝이 있는데 끝이 없어 보이는 꿈을 바라보는 지금 저의 심정을 대변하는 풍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청주고인쇄박물관에 갔었습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직지’는 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었습니다. 금속활자의 제작과정을 그림자로 표현한 것이 아주 신기했습니다. 일련의 과정들은 상당한 세심함이 요구되는 작업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제작하면서 거쳤던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심까지 생겼습니다. ‘직지’라는 금속활자본이 지금까지 현존 한다는 자체가 정말 대단하고 우리 민족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금속활자본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 제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이 사실이 위대하게 느껴졌습니다.

짧은 시간에 여러 곳에서 여러 것을 눈에 담았지만, 그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것은 포석 조명희 선생님의 문학관 입구에서 본 문구입니다. 큰 돌판에 선생님의 초상이 새겨져 있는 중앙에 있는 한 구절.

"우리는 우리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의 것만 쓸데없이 흉내 내지 말 것이다."

저는 과거의 나, 현재의 나를 한마디로 정의 내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한동안 저는 저답지 못하던 제 자신을 증오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과거 사춘기 시절의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몰라서 답답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글을 보자마자 그때의 방황하던 저를 한마디로 정의 내려준 것 같아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의 저는 항상 꿈을 남한테서 꿨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저를 몰라 스스로 답답해했었던 것을 한 번에 알게 해주고 해결해 준 정말 뜻깊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 저희 일행에게 맛있는 아침밥상 부터 저녁 잠자리 들 때까지 하나하나 다 챙겨주시던 포석조명희기념사업회 여러 선생님들,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의 경험으로 제 인생의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인사를 이역만리에서 삼가 드립니다. 고국의 여러 선생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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