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조사…50개 중 2개 제품서 EU 기준치 초과 검출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 감자나 곡류 등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인체발암 추정물질 아크릴아마이드를 줄이기 위해 식품군별 별도 기준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가능성이 있는 다소비 식품 50개를 모니터링 한 결과 국내 기준에는 모두 적합했지만, 유럽연합(EU)의 식품군별 기준은 2개 제품이 초과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자튀김이나 과자류, 커피 등에서 주로 검출되는 아크릴아마이드는 빈번하게 노출되면 말초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인체발암 추정물질(Group 2A)'로 분류하고 있다.

EU에서는 노출을 줄이기 위해 식품군별 잔류량을 규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식품 중 권고기준을 1천㎍/㎏ 이하로 설정하고 있을 뿐 식품군별 기준은 마련돼있지 않다.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되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감자튀김과 과자류, 시리얼, 빵류, 커피류 등 5개 제품군 5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40개 제품에서 10㎍/㎏∼510㎍/㎏ 수준의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다.

제품군별로는 감자과자의 아크릴아마이드 검출량이 평균 296㎍/㎏로 가장 높았고, 감자튀김(228㎍/㎏), 시리얼(102㎍/㎏), 커피류(17㎍/㎏), 빵류(6㎍/㎏)의 순이었다.

이들 제품의 검출량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권고기준은 넘지 않았지만, EU 기준을 준용할 경우 감자튀김 1개 제품(510㎍/㎏)과 시리얼 1개 제품(250㎍/㎏)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소비자원은 특히 어린이의 경우 단위 체중당 아크릴아마이드 노출량이 성인보다 높고 감자튀김이나 과자류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섭취 연령과 빈도, 제품 특성을 고려한 식품군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자를 냉장 보관하고 튀김 온도는 160℃, 오븐 온도 200℃ 이하에서 조리하고 장시간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EU 기준보다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이 높게 검출된 업체에는 자발적 회수와 제조공정 개선을 권고했고, 식약처에는 식품군별 기준 마련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