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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 가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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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일보
  • 승인 2019.08.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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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동양일보] 최근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한일 갈등과 관련하여 “근거없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 그리고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도 “지금 문제가 되는 가짜뉴스 내지 허위 조작 정보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법의 범위 밖에 있는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고 하면서 가짜뉴스 근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가짜뉴스를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으로 사회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공동체 파괴법이며 민주주의 교란범‘이라고 규정하며, 관계부처에 가짜뉴스의 제작자뿐 아니라 유포자를 엄중 처벌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국정 2인자가 엄중처벌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대책마련을 지시한 것은 가짜뉴스의 폐해에 대한 정부의 문제의식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정부가 가짜뉴스를 경계하는 이유는 가짜뉴스가 현 정부를 비판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통계 일부를 침소봉대하여 경제 불안감을 심화시키는 것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짜뉴스가 주로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거나 사회적인 이슈에 관한 것들이 많지만 평범한 시민이나 기업도 마녀사냥식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몇 해 전 ‘240번 버스’에서 일어난 사건의 첫 날은 아이를 잃어버릴 뻔한 엄마가 불쌍하다면 버스기사를 피도 눈물도 없은 사이코패스로 만들더니, 하루 만에 규정대로 운행한 기사가 무슨 죄가 있냐며 엄마가 무개념 맘충으로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사건이 당사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례이다. ‘쓰레기 만두 사건’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상품의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기업체에는 존망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가짜뉴스가 우리나라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1인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누구나 쉽게 뉴스를 생산해서 보급할 수 있게 되면서 가짜뉴스는 전 세계적 현상이 되었다. 지난 미국 대선 기간에 가짜뉴스가 큰 논란이 되었다. “힐러리가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에 무기를 팔았다”,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와 같은 가짜뉴스가 넘치면서 트럼트의 당선이 이런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파기스탄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이 핵 공격으로 파키스탄을 파괴할 것”이라는 가짜뉴스를 진짜로 착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사건도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생산·유포되는 가짜뉴스에 대한 처벌은 형법상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정도다. 과거 온라인상의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하던 옛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이 속칭 ‘미네르바 사건’을 계기로 2010년 위헌결정을 받고 효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으면 가짜뉴스를 규제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다. 특히 가짜뉴스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소셜 미디어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데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특히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기업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독일은 지난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 기업이 나치 이데올로기를 포함해 증오가 담긴 표현을 24시간 이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최대 5000만 유로(약679억원)에 달하는 법금을 부과하는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록 그 대상이 증오 표현에 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가짜뉴스를 통제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가짜뉴스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면서도 법으로 규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사실 가짜뉴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소문, 유언비어, 황색언론, 찌라시, 음모론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였다. 그리고 이들 가짜뉴스를 정부에서 통제하려는 시도가 불러온 부작용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왜 가짜뉴스가 창궐하는지 그 원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가짜뉴스는 정치적 갈등이 심할 때 범람하는 경향을 보인다. 상대 진영을 인정하지 않는 극한적 대립이 가짜뉴스를 생성하는 자양분이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국가적 이슈에 대해 건전한 토론을 통해 정치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가짜뉴스를 줄이는 첫 번째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짜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것, 언론의 신뢰를 높이는 것도 그 다음이다. 물론 법적 대응은 마지막으로 검토해야 할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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