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없는 액상형 대상… 오래 지속될 땐 회복불가 가능성

[동양일보 의약뉴스 기자]전자담배를 한 번만 피워도 심혈관 기능에 변화가 나타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펠릭스 베얼리 의대교수는 20일(현지시간) 발간된 ‘방사선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전자담배 흡연이 건강한 사람의 혈관 기능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CNN방송에 따르면 실험은 전자담배나 궐련형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3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에게 딱 한 번 전자담배를 피우게 한 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검사를 한 결과, 다리에 있는 대퇴동맥에서 혈류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험에는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전자담배 내 어떤 화학물질이 그들이 관찰한 변화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결론 내지 못했다. 전자담배에는 니코틴 외에도 맛과 향을 내는 여러 화학물질이 들어간다.

베얼리 교수는 “(혈류 변화가 나타난 뒤) 몇 분 지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면서 “큰일이 벌어졌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전자담배를 정기적으로 피우고 시간이 흐르면 손쉽게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얼리 교수는 실험대상자 31명에서 나타난 변화가 동맥경화증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발달 과정의 초기 단계로 알려진 것과 동일한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그렇게 발달하는 데는 여러 해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매사추세츠 의대 연구진은 지난 5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니코틴에 의한 위해성 외에도 첨가제는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의료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전자담배가 등장함에 따라 전자담배가 심장과 혈관, 폐, 뇌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한 연구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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