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시절 집필한 대하역사소설 ‘임꺽정’의 저자 벽초 홍명희의 문학세계와 삶을 재조명하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충북 괴산지역 보훈단체가 괴산군이 재추진하는 홍명희 문학관 건립에 대해 지역발전 동참 차원에서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괴산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홍명희 문학관 건립 방안 연구용역 최종발표회에 참가한 보훈단체, 문학단체, 사회단체 대표들은 벽초의 문학사상과 항일운동, 북한 행적 등 그와 관련한 사실 그대로를 문학관에 전시하자는 데 동의했다
홍명희 문학관 건립은 2014년 추진됐으나 지역 보훈단체의 반발로 무산된바 있다.
당시 괴산군은 국비 50억원, 도·군비 각 25억원 등의 사업비를 들여 2018년까지 벽초 생가(괴산읍 임꺽정로 16)인 홍범식 고택 인근에 문학관과 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했지만 그의 북한행적 등을 들어 지역 보훈단체가 반발하는 등 주민갈등으로 비화되자 백지화됐다.
작가의 삶을 바로 조명해보지도 않은 채 단지 북으로 갔다는 사실 만으로 홍명희를 배척하고 소설 ‘임꺽정’만 받아들이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일이다.
실제 매년 괴산군에서 진행하던 홍명희문학제를 반대하면서 홍명희가 저술한 ‘임꺽정’의 캐릭터는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홍명희 생가 도로명주소가 ‘임꺽정로’이고 증평~괴산 국도 34호선에 ‘임꺽정 조형물’을 세워 괴산을 홍보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임꺽정’은 음식 상표로도 활용된다. 괴산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농촌여성일자리사업으로 ‘임꺽정 만두’를 개발했고, 지역의 한 농업회사법인은 ‘임꺽정 쌀 막걸리’와 ‘임꺽정 대학찰옥수수 막걸리’등을 생산했다.
군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민족운동, 민족문학운동을 펼친 괴산 출신 홍명희 선생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하고 괴산을 민족문학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특화하기 위해 재추진에 나섰다.
홍범식 고택주변에 문학관이 설립되면 민족문학의 성지로 많은 관광객이 괴산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괴산군의 설명이다.
벽초는 1910년 경술국치에 강분해 자결순국한 홍범식 전 금산군수의 맏아들로 태어나 신간회 창립을 주도하는 등 민족운동가로 활동했다.
1919년 괴산지역 3.1만세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광복 후 월북해 남침 공로자로 인정받아 내각 부수상 등을 지냈다.
문학관 건립이 정치적 이념보다는 괴산군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작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자 하는 노력이 선행돼야한다.
그에 대한 모든 사실관계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객관적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홍명희의 민족문학에 대한 재조명을 서둘러야 할 때다.
- 기자명 동양일보
- 입력 2019.08.2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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