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개 지방의료원 파업 가결…건양대·을지대병원도
협상 결렬 땐 29일부터 동시 파업…의료 공백 등 우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충청권 지역의료원과 건양대병원·을지대학병원 노조가 오는 29일 전면 파업을 예고해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노동쟁의신청을 한 44개 지부 조합원 2만452명이 파업을 결의, 29일부터 동시파업에 돌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들 44개 지부는 지난 19~23일 쟁위행위 관련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재적조합원 2만452명 중 1만6522명(80.8%)이 투표에 참가, 1만5093명(91.4%)이 파업에 찬성했다. 이들은 28일까지 노사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9일 오전 7시부터 사업장별 전면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노동시간 단축과 근로조건 개선, 의료기관 내 폭언·폭행 근절,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과 처우개선 등을 주장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주 52시간제 도입과 관련해 간호사를 비롯한 정규직 인력충원이다.

충청권의 경우 청주·충주·천안·공주·서산·홍성의료원 등 지역의료원과 건양대병원·을지대병원 등 사립대학병원이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을지대병원은 지난 21~23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조합원 689명 중 622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575명(92.44%)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는 지난 5월 30일부터 호봉제도입, 육아 휴직비 등을 놓고 12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건양대병원도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마감 결과 전체 조합원 951명 중 861명(90.53%)이 투표에 참여, 830명(96.4%)이 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양대병원 노조도 사측과 12차례 교섭을 벌여왔다.

충청권 지방의료원들은 전국 지방의료원들과 중앙노동위원회 차원에서 특성별 교섭을 함께 진행했으며, 최근 20개 지부 공동으로 투표율 73.9%(3619명)에 91.5%(3312명)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충청권 병원·의료원 노사는 주민들이 우려하는 의료공백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28일까지 노동쟁의 조정 기간 동안 성실히 교섭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성실히 교섭에 임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을지대병원 관계자도 “병원과 근로자들이 합리적이고 협력적인 자세로 전환 방법을 도출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청지역 한 지방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전국 20개 지방의료원들이 특성 교섭을 진행했다”며 “막판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파업이 진행되지만, 주민 불편 등을 감안해 대규모 파업 참가는 되도록 자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래수·이도근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