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관상동맥질환 156명 분석…"올바른 식습관·운동 중요"

[동양일보 의약뉴스 기자]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기립성저혈압'은 대동맥이 딱딱하게 굳어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김학령·김명아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순환기내과(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협착이 생긴 환자 156명(평균 나이 64.3세)을 대상으로 혈관 조영술을 시행한 결과 대동맥 경직도와 기립성저혈압 발생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동맥의 최대 혈압과 최소 혈압 차이인 맥압(pulse pressure)을 이용해 경직도를 판단했다. 대동맥은 심장 좌심실로부터 우리 몸 전체로 혈액을 보내주는 가장 큰 혈관으로, 섬유화 등 이유로 굳어지면 탄력이 떨어져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분석 결과 기립성저혈압으로 진단된 58명의 대동맥 맥압 수치는 평균 78.4㎜Hg로 기립성저혈압이 없는 그룹의 평균 맥압 수치(68.3㎜Hg)보다 높았다. 기립성저혈압은 일어선 후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떨어지거나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팀은 대동맥 맥압이 76.5㎜Hg 이상으로 경직이 심한 관상동맥질환자는 정상인보다 기립성저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김학령 교수는 "기립성저혈압 발생에 대동맥 경직도가 관여돼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심하면 실신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기립성저혈압의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아 교수는 "노년층의 경우 평소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관 건강을 유지해야만 기립성저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고혈압 저널'(Journal of Hypertension)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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