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동양일보]2009년 생을 마감한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 국민들이 가장 많이 타고 다니는 차가 무엇인지 묻고는 그 차를 타고 오랫동안 생활했다는 게 한때 화제가 됐다. 후에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좋은 차를 타고 다니시는 게 어떠냐는 주변의 제안에도 한사코 마다하며 국민들이 많이 타는 차를 타겠다고 했다고 한다.

고려 시대 최고의 무장인 최영 장군의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말은 재물에 대한 욕심이 많으면 옳고 그름의 판단이 흐려지게 되고 자연스레 백성을 옥죄게 된다는 최영 장군 아버지의 말씀을 이어 받은 것으로, 스스로 근검성과 청렴함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세종대왕은 경회루 동편에 남는 재목으로 별실을 지었는데, 돌층대를 쓰지 않고, 짚으로 지붕을 올려 되도록 검소하게 한 후 늘 그곳에서 거처하는 청렴함과 검소함을 몸소 모범으로 실천했다. 그래서인지 세종대왕의 주변에는 황희, 맹사성과 같은 청백리들이 그 어느 집권 시기보다 많았다.

이들 외에도 자신 스스로를 위한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주변을 돌보기 위해 검소함과 청렴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후대에 존경과 감사를 받는 인물들은 수없이 많다. 그들의 정신을 이어 세상을 밝게, 그리고 깨끗하게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청렴함이라 할 수 있다 생각한다.

청렴함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다. 이러한 의미를 정확히 안다면 스스로를 청렴하다고 평가하고 말하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나는 청렴한 사람이 돼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보다는 항상 주변을 둘러보고 어떻게 하면 모두가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생각하고 노력하고 그 노력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알아줘 ‘이 사람은 검소하고 청렴한 사람이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이 진정한 청렴의 의미이지 않을까.

앞서 말한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와는 반대로 어느 한 교주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헬기를 소유하고 그 헬기를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 부럽다는 생각이 우선 든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세상에 나를 포기하면서까지 남을 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리고 돈을 싫어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이고 내가 번 돈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 또한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중요하고 마땅한 생각이다. 내가 중요하듯이 남 또한 중요한 사람이기에 그 중요한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인정하며 존중해 주는 것까지 하는 것이 ‘나’라는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우선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청렴의 개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피해를 주지 않는 것부터 한다면, 그리고 이것이 익숙해진다면 그다음 단계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은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고 그 후에는 어떻게 하면 같이 더 밝고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큰 꿈을 가진 사람으로 서서히 발전해 가는 것이 단계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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