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3.1운동사 최초 정리......항일독립운동의 후손 자긍심 드높여"

 
서산시청 '만세서산' 회원들이 호수공원에서 서산의 3.1운동사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서산시청 '만세서산' 회원들이 호수공원에서 서산의 3.1운동사 전시회를 열고 있다.

 

[동양일보 장인철 기자]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민족 의식이 고취되고 있는 가운데 선조들의 항일운동사를 바로 기록하기 위해 발로 뛰는 공무원들이 있다.

서산시청 시정연구동아리 ‘만세서산’ 회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보다 새롭고 발전적으로 3․1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다.

회원들은 지난해부터 국가기록원과 보훈처 등에서 서산출신 독립운동유공자 자료를 수집하고, 3․1만세운동 장소와 후손들을 찾아다녔다. 당연히 자료가 있을 줄 알았던 지역 보훈관련기관 등에서는 서산의 독립운동 자료를 찾을 수 없는 등 난관이 이어졌다.

다행히 서산시 운산면 출신 충남대 김상기 교수로부터 소중한 서산지역의 국권회복운동사 자료를 받아 회원들의 활동 방향도 잡을수 있었다.

서산지역의 의병투쟁과 애국계몽운동, 3․1만세운동을 정리하고 독립운동가 생가지 조사, 유적지(해미장터, 보현산) 안내판 설치에 이어 독립운동가 36명중 26명의 후손을 확인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김상기 교수 특강을 진행하고,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모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서산의 3․1운동사’를 지역 최초로 정리해 각 급 학교에 교재로 배포했다.

3․1절 기념식 때는 ‘서산의 3․1독립운동가’ 동영상을 제작해 상영하고, 독립운동가, 사적지, 판결문 등을 모아 전시회도 열었다.

이들의 노력으로 해미면에서 3․1만세운동을 전개한 유한종 선생이 올해 독립유공자에 선정됐으며 함께 신청한 17명에 대해서도 심사가 진행중이다.

17살의 나이에 ‘돈 잘 벌게 해준다’는 말에 집을 나서 중국에서 위안부로 고초를 겪다가 해방을 맞았지만, 고향에 돌아 올 용기가 없어 할머니가 돼서야 귀국해 2017년 숨진 하상숙 할머니의 한맺힌 삶도 이들이 기록했다.

불과 7명의 공직자들이 틈틈이 시간을 쪼개 이뤄낸 눈부신 성과다.

이재휘(48)회장은 “100년 전의 역사를 추적하기가 무척 힘들었다”며 “하지만 일제에 짓밟힌 하상숙할머니의 삶과 ‘죽어서라도 왜왕의 원수를 갚겠다’며 손가락을 잘라 조선총독에게 보낸 김상정 선생의 항일투쟁사를 새롭게 알게 되면서 가슴이 먹먹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라도 우리고장의 항일투쟁사를 바로 알릴 수 있어 다행스럽다”며 “맨주먹으로 일제의 총칼에 맞섰던 독립운동가의 생가가 흉가로 방치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되지 않도록 회원들과 함께 서산의 역사 바로세우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산 장인철 기자
 

이재휘 회장
이재휘 회장

 

회원명단 △이재휘(회장·세무과) △공주희(총무·교통과) △이성노(사회복지과) △이새봄(동문2동) △이선희(경로장애인과) △김경훈(고북면) △오영숙(운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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