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광 농업연구사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박의광 농업연구사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동양일보 ]지난해 여름은 재난 단계에 이를 정도로 폭염피해가 매우 혹독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기 저기 고사하는 작물을 보며 한숨을 짓는 농업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최근 기후는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미 아열대기후대로 편입되었고,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충북지역으로 아열대기후대가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발표된 충북지역 기후변화 예측에 의하면 최악의 경우, 21세기 후반기 연평균 기온은 현재 대비 3.9℃ 상승하여 청주시, 보은군, 옥천군이 아열대 기후대에 속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또한, 극한기온지수도 변화되어 폭염일수는 증평군이 63.1일, 열대야일수는 청주시가 38.3일, 여름일수는 진천군이 171.5일로 예측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기후 변화에 대한 위험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향후 30년 후에는 충북지역 농작물 재배지도가 상당히 바뀔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기온이 상승되면 더 이상 충주 사과의 옛 명성은 찾기 힘들 수도 있다. 한편, 여기저기서 새로운 아열대작물로 고소득을 올리는 부농도 생겨날 것이다. 현재 충북지역에서는 아열대채소인 삼채(뿌리부추)로 해마다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젊은 부농이 탄생했다. 또한 차요테는 식감이 좋고 영양성분이 많아 새로운 소득작물로 가능성이 높아 재배농가도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충북지역 노지 및 무가온하우스에서 경제적으로 재배 가능한 아열대작물을 선발하는 예비시험 결과, 카사바, 루바브, 공심채, 인디언시금치, 오크라 등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아열대작물을 활용한 소득화 전략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충북지역의 기후변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아열대작목 선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아열대작물에 적합한 시설하우스 개발, 적합한 재배기술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도 농업기술원은 금년내에 아열대작물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아열대작물 존(zone)’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시포를 활용해 농업인들이 아열대작물을 쉽게 이해하고 올바른 재배기술을 습득하여 새로운 소득 작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새로운 아열대작물에 관심을 갖고 소득원 개발에 투자해야 할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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