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속도가 전 세계 1위라는 통계가 나왔다. 반대로 합계출산율은 몇 년 전부터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통계청이 유엔 201개국 자료와 우리나라의 장래인구추계를 분석해 내놓은 자료를 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올해 14.9%이던 것이 2045년에 37.0%, 2067년 46.5%로 늘어난다. 이 같은 고령화 진행속도는 전 세계 최고다. 이렇게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2045년부터는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고령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된다. 전 세계 201개국 중 우리처럼 고령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국가는 146개국이나 되지만 세계 고령 인구 비중이 2019년 9.1%에서 2067년 18.6%로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증가속도와 비율이 얼마나 놀라운지 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계속 감소해 2019년 72.7에서 2067년 45.4%로 떨어진다. 전 세계 생산연령인구가 이 기간 65.3%에서 61.7%로 소폭 감소하는 것과 비교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유소년·고령 인구를 뜻하는 총부양비도 올해 37.6명에서 2067년 120.2명으로 치솟는다. 이 역시 세계 최고다. 부양자 중에 유소년을 빼고 고령자만 따져 부양비를 계산하면 올해 20.4명에서 2067년 102.4명으로 5배가 된다. 세계의 총부양비는 이 기간 53.2명에서 62.0명으로 증가한다.

이런 통계는 애를 낳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한국의 2015∼2018년 합계출산율 평균은 1.11명으로 세계 최하위다. 2015∼2020년 세계 합계출산율 평균이 2.47명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친다. 한국의 작년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최근 4년 평균보다 더 낮아졌다. 하락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5∼2018년 기대 수명이 82.5세로, 세계 평균 72.3세보다 10.2세 많으며, 세계 최고인 홍콩의 84.6세와 큰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기대수명이 그 나라의 소득수준이나 발전 정도와 관련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를 꽤 살만한 나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나라에서 왜 애는 낳지 않을까. 이 부분에서 인구정책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 살만한 나라인데도 애를 안 낳는다면 어디에서든 정책의 잘못이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11년간 126조 이상을 퍼붓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에는 눈에 띄는 대책도 나오지 않았다. 대책을 포기할 게 아니라 성공할 때까지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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