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선조들의 그림 속에 남은 충북의 강산은 어떤 모습일까. 국립중앙박물관이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흐름을 살펴보고 화가의 창작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를 오는 22일까지 선보인다.

충북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화가들이 그려낸 전국 21개 시군의 명승지 그림 360여점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선조들은 자신이 직접 감상한 아름다운 산하를 화폭에 담았는데,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명승을 그린 그림을 흔히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라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중국 남종화를 수용해 만들어진 새로운 화풍인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가 제작되기도 했다.

충북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고장으로 조선시대부터 이름을 날린 명승지가 많다. 오늘날 단양군과 제천시에 해당하는 조선시대의‘사군(四郡: 청풍·제천·단양·영춘)’ 지역은 남한강과 소백산 줄기를 따라 아름다운 풍광이 이어져 문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는 ‘병진년화첩(丙辰年畫帖)’에 제천 옥순봉, 단양 사인암·도담삼봉을 실경산수화로 남겼다.

사실적인 구도와 서정적인 표현이 조화를 이루는 김홍도 만년의 농익은 솜씨가 돋보인다. 김홍도와 쌍벽을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 이인문이 그린 ‘수옥정도(漱玉亭圖)’는 괴산(당시 연풍현)의 수옥폭포를 그린 작품이다. 섬세한 필치와 채색을 통해 이상적으로 표현한 실경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문인화가 이방운이 그린 ‘사군강산삼선수석첩(四郡江山三僊水石帖)’에는 의림지(義林池), 구담(龜潭) 등의 명승이 산뜻한 담채와 파격적인 생략으로 표현돼 있다.

전시 1부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중기까지 실경산수화 전통과 제작 배경을 설명한다. 산수를 묘사한 그림은 물론 모임인 계회(契會)를 그린 작품이나 회화식 지도도 소개한다.

2부는 밑그림인 초본(草本)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김홍도가 그린 '해동명산도첩'과 정수영이 남한강 풍경을 스케치한 작품 등을 공개한다.

3부는 화가가 초본과 답사 기억을 바탕으로 자연 풍경을 재구성해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4부에서는 작가가 실경을 뛰어넘어 경치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석파정도와 김응환이 1788∼1789년에 김홍도와 함께 금강산을 유람하고 그린 '해악전도첩' 속 '백운대' 등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 들도 있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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