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모감주나무군락 상처…서산 정순왕후 생가 보호수 가지도 부러져

[동양일보 김영이 기자]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충남 태안군 안면도 명물인 안면송(松)과 모감주나무 등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충남도와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반도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든 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안면도에서 집단 자생하는 안면송 120그루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태안군 관계자는 "직원들을 동원해 안면송 피해실태를 꼼꼼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가 더 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가 '보호종'으로 특별관리하는 안면송은 조선시대 경복궁 및 창덕궁 건축과 대형선박 건조 등에 사용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는 국내 대표적인 소나무다. 현재 안면도 일원 4802㏊(도유림 3550ㆍ사유림 1252㏊)에서 14만1000여그루가 서식하고 있다.

적색의 이 소나무는 키가 16∼20m로, 일반 소나무보다 3∼4m가량 길고 곧게 뻗은 게 특징이다.

안면읍 승언리 모감주나무군락(천연기념물 제138호)에서 자라는 모감주나무 6그루도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졌다.

이 군락에는 모감주나무 4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태안읍 동문리 태안향교(충남기념물 제139호) 안에 있는 수령 240년의 은행나무 가지도 부러졌다.

이 은행나무는 태안군이 '보호수'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태풍 링링은 인근 서산의 보호수 등에도 큰 피해를 줬다.

전날 오후 1시께 음암면 유계리 정순왕후 생가(충남기념물 제68호) 앞에 있는 수령 300년의 보호수(느티나무) 가지가 부러졌다.

서산시청과 시의회청사 사이에 있는 느릅나무도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째 뽑혔다.

수령 102년에 키 11m, 직경 70㎝의 이 나무는 '서산시청 상징나무'로 관리돼 왔다.

서산시 해미면 해미읍성(사적 제116호) 내 30년생 회화나무도 뿌리째 뽑혔다.

서산시 관계자는 "2010년 8월 말 제7호 태풍 '곤파스' 때보다 피해가 크지는 않지만 '링링'도 지역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며 "서둘러 피해 조사를 마치고 응급복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