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70대 할머니 사망·6명 부상…2877㏊ 농작물 피해
수확 앞둔 과일들 ‘우수수’…양식장 전복에 어선도 침몰

13호 태풍 '링링'이 충남 서해안을 휩쓸고 지나간 8일 태안군 고남면 구매항 앞바다에 있는 가두리양식장이 심하게 파손됐다.
13호 태풍 '링링' 북상으로 대전에 태풍 경보가 내려진 7일 오후 대전 동구 용전동 한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 강풍으로 날아온 정자 지붕이 떨어지면서 차량이 부서졌다. <대전소방본부>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기록적 강풍을 동반한 13호 태풍 ‘링링’이 강타한 충청권에선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당했다. 과수 낙과 등 농작물 피해와 정전, 주택 등 시설물 파손 피해 등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충청권 자치단체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 30분께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서 창고 지붕을 점검하던 최모(여·75)씨가 강풍에 날아가 추락해 사망했다. 충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씨가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는 것을 막으려다 지붕과 함께 30m 정도를 날아간 뒤 화단 벽에 부딪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전 10시 28분께는 보령시 성주면에서 A(67)씨 부부가 강풍에 무너진 철골구조물에 다쳤고, 오후 4시 9분께는 대전시 유성구 한 상가에서 B(59)씨가 떨어진 간판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태풍 피해 복구작업 중이던 공무원 등도 부상했다. 이날 낮 12시 40분께 서산시 부석면에서 도로에 쓰러진 가로수 제거작업을 하던 서산시 공무원이 기계톱에 발등을 다쳤고, 비슷한 시간 천안에선 바람에 날아간 지붕 보수작업을 하던 소방관이 돌풍에 2.3m 높이에서 떨어져 다쳤다.

이날 충남지역 순간 최대풍속은 태안 북격렬비도 기준 초속 49.3m에 달했고, 충북에도 평균 순간 최고 초속 16.3m의 강풍이 불었다.

농작물과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충남에서는 농작물 2817.9㏊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과수원 1564.2㏊에서 사과와 배 등 과일이 강풍에 떨어졌고, 벼 쓰러짐 피해도 1138.3㏊에 달했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파손은 106.3㏊, 기타 작물 9.1㏊도 피해를 봤다.

태안 안면도 명물인 안명송 120그루, 안면읍 승언리 모감주나무군락(천연기념물 138호)서 자라는 모감주나무 6그루 등도 강풍에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졌다. 사적 5호 부여 부소산성에서도 나무 10그루가 부러졌다. 주택 1동이 완전히 부서졌고, 반파도 12곳이었다. 축사지붕 파손 등 축사시설 25개동 6654㎡도 강풍에 피해를 입었다.

태안군 가두리양식장에서는 강풍에 양식시설이 부서지면서 우럭 2만 마리가 유실됐고, 어선 8척이 침몰하거나 파손됐다.

서천 한산면 330가구, 보령 대천동 285가구, 태안 남면 1550가구 등 충남 7개 시·군 4907가구에서 한때 전기가 끊기는 불편도 겪었다.

충북에서는 과수 191그루가 쓰러지며 58.4㏊에서 과수 낙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 시·군의 피해가 속속 접수되며 강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주택과 축사, 간판 파손 등 시설물 피해가 56건 접수됐다.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가로수가 쓰러지며 주택 담벼락이 파손됐고, 충주시 수안보면 단독주택 지붕이 날아가 주민 1명이 긴급 대피했다. 청주시 옛 남궁병원 네거리 인도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는 등 가로수 263그루가 넘어졌고,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야산에선 2t짜리 돌이 도로변에 떨어져 한때 교통이 통제됐다.

대전에선 과수원 0.72㏊에서 낙과피해가 있었다. 또 강풍에 가로수 85그루가 넘어지고, 간판 6개와 신호등 3곳 등 모두 147곳의 시설물 피해가 집계됐다.

세종에서도 가로수 32그루가 쓰러지고 건물 외벽 타일이 떨어져 차량 2대가 파손하는 등 61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각 시·도는 추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충청권에서 가장 피해가 심각한 충남도는 합동조사반 편성도 논의 중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파손된 시설물은 조속히 복구를 끝낼 것”이라며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면 강풍으로 인한 농작물 등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종합
 

13호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도로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담벼락이 파손돼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13호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도로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담벼락이 파손돼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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