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선물 택배’·‘지인 사칭’ 등 기승
‘010-’ 발신번호 조작 등 신종도 활개
“문자 속 출처 미상 링크 클릭 말아야”

보이스피싱 예방 10계명(왼쪽)과 스미싱 피해예방 수칙. 금융감독원·과기부 제공.
보이스피싱 예방 10계명(왼쪽)과 스미싱 피해예방 수칙. 금융감독원·과기부 제공.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택배] 추석배송 물량 증가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배송일정을 확인하세요’, 회사원 A(48)씨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무심코 문자 속 링크를 누르려던 A씨는 ‘070’ 번호는 불안하다는 가족들의 말에 택배 회사에 따로 연락해 확인했고, 스미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다른 회사원 B(여·31·흥덕구 가경동)씨도 최근 보이스피싱 위기에서 벗어난 기억이 있다. 자신을 은행직원이라고 사칭하며 저금리 자금 지원을 도와주겠다는 말에 보이스피싱을 직감해 전화를 끊었다. B씨는 “‘010-’ 번호여서 별 의심 없이 전화를 받았는데, 대화 중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두고 ‘스미싱’과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금융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경찰청은 택배회사와 지인을 가장한 스미싱 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피싱 방식이다. 문자에 첨부된 링크 등을 통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 금융정보·개인정보 등을 탈취하는 사기 수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스미싱 탐지 건수는 17만62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5093건보다 21.5% 증가했다. 특히 지인을 사칭한 스미싱이 3만4160건으로 지난해보다 3.5배 늘었다.

택배업체와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도 단골 메뉴다. 추석 택배 등의 명목으로 무작위 전화·문자메시지를 한 뒤 수신자가 확인전화를 하면, ‘개인정보가 도용된 것 같다’고 속이고 이후 수사기관이라며 재차 연락해 안전계좌로 이체를 요구해 돈을 빼돌리는 것이다.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를 잘 받지 않는 문화가 확산되자 발신번호를 ‘010’이나 ‘02’로 바꿔 수신자들이 받을 수밖에 없게 하는 ‘발신번호 변작’ 등의 신종수법도 계속 나온다. 최신 트렌드는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을 결합, 계좌이체나 직접 만나지 않고 앱을 통해 원격조종하는 수법이다.

사기수법이 지능화되면서 피해금액도 늘고 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추산액은 404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충북에서도 7월까지 582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 65억5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332건·33억4000만원)대비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경찰은 스미싱 등 피싱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택배조회나 명절인사, 모바일 상품권, 승차권 등 문자 속에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 주소(URL)를 클릭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또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앱이 함부로 설치되지 않도록 휴대전화 보안설정을 강화하고, 앱은 공인된 오픈마켓에서 내려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동통신사 등에서 제공하는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 업데이트와 실시간 감시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는 절대 입력하거나 알려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 중 스미싱 의심 문자를 수신하거나 악성 앱 감염 등이 의심될 경우 불법 스팸대응센터(☏118)에 신고하면 2차 피해 예방·악성 앱 제거 방법 등을 24시간 무료로 상담 받을 수 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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