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영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유은영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동양일보]공직생활 16년째. 청렴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청렴과 한마음이 되지는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본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 마음 한구석에서도, 썩어가는 동아줄이라도 좋으니 뭔가 잡아서 높은 곳에 다다르고 싶은 욕심이 꿈틀거리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이 일러주는 청렴의 개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반부패이다. 법령‧규칙이 규정하는 사회적 의무를 준수하는 것이다.

둘째, 투명성이다. 정부 및 사회조직의 의사 결정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다. 셋째, 책임성이다. 직업윤리에 따라 권한 남용 없이 임무 완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청렴을 아동의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면, 치우치지 않는 공정, 내 몫을 다하는 책임, 함께 지키는 약속, 진실을 위한 정직, 욕심을 버리는 절제, 공공을 위한 배려이다.

청렴에 익숙해지기 위한 내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첫째, 청렴은 들음에서 난다. 내가 공직에 들어온 2003년만 해도 청렴이라는 단어 자체를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요즘은 맡은 일이 바빠 청렴이라는 단어를 신경 쓸 겨를도 없는데,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사무실에서 청렴 교육, 청렴 아카데미, 청렴연극, 청렴의 날 운영, 청렴 메시지, 청렴 표어까지 ‘청렴’이라는 단어가 내 귓가를 떠나지 않게 해준다.

귀로 자꾸 듣다 보니 머릿속에 새겨지고 일을 처리할 때나 민원을 대함에 있어서도 ‘청렴 브레이크’가 작동돼 나도 모르게 부정한 방법이나 공정하지 못한 부분은 없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둘째, 청렴은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부모에게는 나보다 내 자녀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부모는 늘 자녀 앞에 본이 되려 하고 주어진 삶을 최선과 성실로 살아간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부정한 부모 아래 청렴한 자녀 없다. 부모가 청렴의 산증인이 돼야 한다.

셋째, 청렴한 마음을 지켜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8년도 부패인식도 조사에서 국민 53.4%가 ‘우리 사회가 부패하다’라고 응답했다. 2017년 66.8% 보다는 개선된 수치이지만 아직도 절반 이상의 국민이 부패하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굉장히 높은 수치이다.

우리 사회가 청렴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청렴을 강조하면 청렴문화가 정착될 수 없다. “니 아버지 뭐하시노?”, ‘금수저’와 ‘흙수저’가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서 청렴을 외친다고 청렴한 세상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 주변에 청렴해서 성공한 사람보다 부정한 방법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은 것을 눈으로 보았기에 청렴을 마음먹기 어렵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정정당당한 경쟁이 있으며, 부정청탁과 차별 없는 청렴한 사회라면 청렴에 대한 개인의 태도가 바로 설 것이다.

이제 우리는 청렴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남에게 대고 싶은 청렴의 잣대를 나 자신에게 먼저 대보자. 나부터 청렴한 마음을 지켜보자. 그러면 언젠가 우리가 소망하는 청렴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청렴한 사람들이 반짝일 수 있는 세상, 청렴이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오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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