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향식 충북농업기술원 식품개발팀장

윤향식 충북농업기술원 식품개발팀장

[동양일보]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이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하다. 좀 이른 추석이 지나가고 들녘은 벼가 슬슬 고개를 숙이면서 노랗게 변해간다. 어릴 적 이리저리 뛰는 메뚜기를 따라 하루 종일 논둑을 누비던 추억은 우리 모두의 입가에 미소를 선물한다.

곤충을 넣어 만든 식품이라면 뒤로 한걸음 물러서던 분들도, “옛날에 잡던 메뚜기 아시죠?”라는 질문엔 격한 공감과 함께 몸이 앞으로 다가선다. 아직은 메뚜기와 친하다.

곤충은 세계인구 증가에 의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식품소재로 주목받고 있고 사료효율이 높아 같은 양의 사료를 먹이면 소고기 생산량의 5배 이상의 식용곤충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가축 사육의 10%에 불과하다고 하니 과연, 미래식량으로 불릴 만하다. 그러나 아직도 곤충식품을 낯설어 하신다.

우리나라 식품공전에 등재되어 있는 식용곤충은 총 7종으로 예전부터 먹어왔던 벼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과 2016년 일반식품으로 전환된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유충과 장수풍뎅이 유충이 있다.

쌍별귀뚜라미(Gryllus bimaculatus)는 식용곤충으로 메뚜기목 귀뚜라미과에 속하며, 전국 384농가(충북 32농가)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단백질 함량이 높고 불포화지방산 및 필수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어 식품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식용곤충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없앨 수 있도록 우리에게 친숙한 발효빵으로 개발했으며, 쌍별귀뚜라미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재료의 전처리 방법 및 배합비, 발효조건 등을 구명했다.

개발된 쌍별귀뚜라미 유산균 발효빵은 단백질 함량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항산화성(DPPH)도 일반빵 5.15%에 비해 76.33%로 증가했으며, 총폴리페놀 함량도 빵 100g당 222mg에서 375mg로 늘었다.

기호도 평가 결과 잡곡을 첨가한 빵과 같은 외관, 식감, 맛을 지니고 있어 남녀노소 모두가 선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특허기술은 관련업체에 기술이전 되어, 체험이나 관광상품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메뚜기는 그냥 식용곤충이 아닌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우리와 함께 한 일상이고 식품이다.

앞으로도 많은 식용곤충이 메뚜기처럼 거부감 없이 우리의 삶속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소비자가 선호하는 곤충식품을 개발 보급하여 미래의 식량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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