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애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그동안 가정과 사업번창에 몰두하느라 내 몫의 시간은 늘 새벽녘에만 허락됐습니다. 새벽에 틈틈이 써온 제 시가 심사위원들 눈에 들었다니 큰 영광입니다.”

14회 충북여성문학상은 이승애(58·청주시 청원구 사천동) 시인이 거머쥐었다.

수상의 영광을 안긴 작품은 시 ‘술 익는 소리’. 술이 빚어지는 과정을 그림책 넘기듯 천천히 보여준 이 시는 표현들이 편하고, 정갈하고, 맵시 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시인의 역량을 충분히 입증할 만한 수작”이라며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조은술세종(주)에서는 매일같이 여러 가지의 술을 빚습니다. 아이를 보살피며 키우는 심정으로, 정성 들여 빚는 술이 익어가는 순간순간의 광경들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다 이 시를 썼습니다. 술을 빚을 때마다 우리 술을 드시는 분들이 좋은 일만 있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을 표현한 시인데 수상작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대구 효성여고 재학 중 문예반 활동을 하고, 경상북도 도지사상 수기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했고, 재능도 있었던 이 시인. 생업에 밀려 문학은 잠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가정과 사업을 위해 몇 사람 몫을 해내야 했던 이 시인은 두 아들이 서울대에 진학하고, 사업도 안정을 찾게 되자 잠시 미뤄놓았던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섰다.

2015년 충북여성백일장 나가 시 부분 차상을 받으면서 다시 펜을 들었다. 청주대 시 창작반도 수료했고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야간 문학수업을 듣고 문우들과 합평을 하며 시를 공부한다. 2017년에는 충북보건과학대 경영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아내, 어머니, 사업체 운영 등 1인 3역을 하는 그가 문학에 온전히 집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종일 사업장에 나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이 시인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늘 새벽뿐이다.

“시집을 읽다가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다시 시집을 읽고, 컴퓨터를 켜 좋은 시를 찾아 시 카페를 돌아볼 때가 하루 중 제일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 시인의 가장 큰 응원군은 가족들이다.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해야 한다며 함께 여행을 떠나고, 문학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보내주거나 시를 읽어주는 가족들에게서 큰 힘을 얻는다.

그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자연이 말하는 소리를 받아 적고, 남이 하지 않은 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꽃을 그대로 보는 것보다 꽃의 이면을 관찰한다. 독서에 욕심내고 좋은 시를 찾아 필사하고 그 느낌을 적는다.

“아직은 서툴지만 좋은 작품으로 메마른 세상을 감동을 주고 세상에 위로가 되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이 상을 주신 동양일보와 뒷목문학회에 감사드립니다. 또 소중한 가족들과 문학저널, 여백문학회 선후배님들의 격려 잊지 않겠습니다. 좋은 시로 보답하겠습니다.”

경북 청도출생인 이 시인은 2015년 충북여성백일장 시 차장, 2016년 신사임당 전국백일장 시 차상, 2017년 문학저널 신인문학상, 2018년 11회 푸른솔도민백일장 시 장원 충북도지사상을 수상했다. 현재 충북여백문학회·신사임당 시문회·문학저널·충북시인협회 회원, 딩아돌하운영위원이며 조은술세종(주)대표다.

14회 충북여성문학상 시상식은 18일 오후 2시 동양일보 아카데미홀에서 열리며 이 시인은 ‘황금펜촉패’를 받는다. 박장미 기자



<약력>

△1961년 경북 청도 출생

△1985년 경상북도 도지사상 수기 공모 대상

△2015년 충북여성백일장 시 차장

△2016년 신사임당 전국백일장 시 차상

△2017년 문학저널 신인문학상, 충북보건과학대 졸업

△2018년 11회 푸른솔도민백일장 시 장원 충북도지사상

△충북여백문학회·신사임당 시문회·문학저널·충북시인협회 회원, 딩아돌하운영위원.

△조은술세종(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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