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횟수제·기간제, 환급 기준 명확히 기재해야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결혼중개서비스가 사업자의 법규 미준수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1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결혼중개업체를 대상으로 거래실태 및 관련 법규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최근 3년 간(2016~2018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국내결혼중개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774건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계약해지·위약금’ 관련이 546건(70.5%)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자의 ‘계약불이행·불완전이행’ 관련이 170건(22.0%)으로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소비자의 계약해지 시 사업자가 과다한 위약금을 부과하거나 환급 불가 규정을 두는 등 정당한 계약해지를 방해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밖에 계약해지 때 환급액을 줄이기 위해 실제 내용과 다르게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소비자의 희망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상대방을 소개하는 사례도 다수 있었다.

2018년 접수된 국내결혼중개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 중 계약서 확인이 가능한 55개 업체의 계약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일부 업체가 ‘결혼중개업법’에 따른 주요 정보 제공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중개업법에는 결혼중개서비스의 내용 및 제공 방법, 환급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여성가족부가 마련한 표준약관 및 표준계약서에도 같은 내용을 명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대상 55개 업체 중 11개 업체(20.0%)가 ‘서비스 제공방법’을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 제공방법은 횟수제인지 기간제인지에 따라 중도 해지시 환급금이 달라지므로 계약서 작성 시 명확히 기재할 필요가 있다.

계약 해지 시의 ‘환급 기준’과 관련해서는 환급기준을 표시한 36개 업체(65.5%) 중 13개 업체(36.1%)만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적용했고, 나머지 23개 업체(63.9%)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결혼중개업법은 국내결혼중개업자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할 경우 수수료·회비, 이용약관 등을 이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 업체 중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28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홈페이지 내 주요 정보 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회비’의 경우 조사 대상 28개 업체 중 7개 업체(25.0%)만이 이용자가 개인정보 제공없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하고 있었고, 나머지 21개 업체(75.0%)는 개인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수수료·회비를 알 수 있었다.

‘이용약관’의 경우 16개 업체(57.1%)가 회사와 회원의 권리·의무를 기술한 약관이 아닌 단순 인터넷서비스 약관을 표시하거나 전혀 표시하지 않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결혼중개업자의 ‘결혼중개업법’ 상 정보제공 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를 관계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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