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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마윈’에게서 배운다
풍향계/ ‘마윈’에게서 배운다
  • 동양일보
  • 승인 2019.09.18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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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황 논설위원/시인
 
나기황 논설위원 / 시인
나기황 논설위원 / 시인

 

[동양일보]지난 10일,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깜짝 뉴스가 있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의 은퇴 소식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으로 ‘조국 사태’가 ‘조국 전쟁’으로 확장돼가는 시점이라 웬만한 뉴스는 묻혀가는 판에 중국 정보통신(IT) 업계의 전설 마윈의 은퇴 소식이 반짝 빛을 발했다. 지난해 마윈은 알리바바 설립 20주년이 되는 2019년 9월 10일에 퇴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자신의 55번째 생일이기도 한 이날, 모든 권한을 알리바바 CEO 장융(張勇)에게 넘겼다. 재벌의 세습경영, 족벌경영(nepotism)이란 말이 더 익숙하고 엘리트 카르텔의 부패가 자연스럽게 허용(?)되고 있는 우리네 기업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라는 궁금증이 인다.

그러나 마윈 회장이 밝힌 퇴임 사유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정상’이라는 이름의 비정상의 울타리에 갇혀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퇴임 일 년 전, 지난해 그가 밝힌 내용이다. “저는 심사숙고하면서 진지하게 10년간 물러날 준비를 해 왔습니다”. 이제 “알리바바가 특정 개인의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회사에서 인재에 의존하는 기업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합니다”라는 말로 은퇴 사유를 밝힌 것이다.

마윈의 알리바바, 과연 어떤 회사인가. 몇 가지 숫자를 나열해야 겨우 윤곽이 잡힐 만큼 엄청난 기업이다. 한 가지만 보자. 알리바바의 현 시가총액은 4600억 달러. 한화로 약 549조원, 우리나라 일 년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가진 것도, 생긴 것도, 대단한 스펙도 없는 이른바 전형적인 ‘흑 수저’ 신분의 영어 강사에서 14억 중국 인구의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와 마윈, 그 성공신화도 그렇지만 잘 나가는 세계적 기업의 총수자리에서 그것도 잘 나가는 시기에 10년 동안이나 물러날 준비를 해 왔다니 놀랍다.

그가 남긴 어록에서도 그가 왜 마윈이고 그가 창업한 기업이 왜 알리바바인지 알 수 있다..

“은퇴는 한 시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교육에 초점을 두고, 더 많은 시간과 재산을 쓰고 싶다”. 그가 은퇴 후 자신이 꿈꿔왔던 교육의 장으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 2막을 펼치겠다는 포부다.

마윈이 걸어온 길을 언감생심 흉내나 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마윈은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이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청년들을 꿈의 무대로 초대하고 있다.

“꿈은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꿈이 없어서는 안된다. 꿈은 계속해서 변하지만, 이상은 일관돼야 한다.”

마윈의 리더 십의 핵심은 ‘사람’이며 ‘함께’하는 것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성실하고 진실하게 대하라.” “다른 사람이 나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그들이 똑똑하다는 것을 믿어라.” “나보다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라. 다른 사람이 성공해야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라.”

마윈은 ‘변화의 시대에 변화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는 금과옥조를 가장 성실하게 실천한 기업가다.

거기에 더하여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예측능력과 고객중심의 사고가 알리바바의 성공비결이라고 한다면 그가 주시하고 있는 향후 5가지의 변화도 새겨볼 만하다.

마윈은 앞으로 신 유통, 신 제조, 신 금융, 신기술, 신 자원 플랫폼을 바탕으로 변화의 방향이 잡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를 에너지로 사용하게 되는 미래 ‘기술혁명의 시대’에 데이터기술의 핵심은 ‘이타주의’에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성공에 앞서 ‘우리의 고객이 우리로 인해 성공할 수 있는가’가 마윈이 주장하는 데이터의 정의며 알리바바의 비전인 것이다.

마윈은 키 162cm의 왜소한 모습으로 알리바바의 거대한 성을 나왔지만, 여전히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그가 남긴 그림자가 한없이 크고 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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