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포도연구소 육종… 지역기후 맞춰 개발했지만 지역선 상품화 실패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옥천포도연구소가 육종한 포도 ‘충랑’이 개발지역인 옥천에서는 정작 생산이 저조해 상품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종자를 보급 받은 인근 지자체는 해외수출 성과를 내고 있어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경북 상주시의 대한포도농업회사법인은 ‘충랑’ 포도를 싱가포르·말레이시아 현지 바이어와 계약을 체결하고 한 달간 20톤(2억원 가량)을 순차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상주시는 옥천포도연구소에서 육종된 포도 ‘충랑’을 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해당 지역의 농가에 보급해 2년간 키워 성과를 낸 것이다.

‘충랑’은 가격이 기존 캠벨얼리의 2∼3배에 달해 농가 소득 증대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농가들에게 인기를 받고 있다.

‘충랑’은 당초 옥천지역의 포도연구소에서 개발 연구된 품종이다. 개발 당시 옥천지역의 토질과 풍토, 기후조건에 맞게 개량되고 자랐다. ‘충랑’에게는 옥천지역이 마치 고향인 셈이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도 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여 농가(2ha)들에게 보급했지만 성과는 저조하다.

생산량이 적어 수출계획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 기술력조차 부족해 내수시장에 내놓을 생산량조차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농가들만 상품성을 인정받아 직판장과 도매점에 소량을 납품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육종을 보급 받은 상주시는 해외(싱가포르·말레이시아)수출계약을 국내 최초로 성사시키면서 옥천군을 비웃듯 상주포도의 우수성을 언론에 대대적 홍보하고 있다.

한 농업단체 관계자는 “이원면 지역의 몇 농가를 제외하고선 내수시장에 거래될 상품도 못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문제는 농업기술센터의 농가관리 부제가 가장 크고 농민들의 기술력 부족이 원인 이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혈세로 만들어진 수억원의 예산으로 신품종을 개발해놓고 팔지도 못하는 것은 죽쒀서 개 준 꼴이다”고 지적했다.

옥천농기센터 관계자는 “현재 생산량이 적어 수출은 못하고 기존의 캠벨얼리와 함께 수출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옥천지역서도 수출은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험 재배된 ‘충랑’ 1톤을 뉴질랜드에 저가계약으로 수출했지만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해 추가적인 계약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랑’은 충북도농업기술원 옥천포도연구소가 지난 2016년부터 개발해 충북지역에 보급한 품종으로 캠벌얼리와 맛은 아주 흡사하지만, 크기가 캠밸얼리보다 2배 가까이 크고 당도(평균 18브릭스)도 더 높다. 옥천 박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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