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경기도 파주.연천 돼지 농가에서 국내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돼 충남 양돈 농가와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ASF는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가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올해 들어 베트남·라오스를 거쳐 아시아 8개국으로 퍼진 상황이다. 5월 북한에서도 발생 사실이 확인됐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아 살처분밖에 대응 방안이 없는 게 현실인데, 이 병이 확산된다면 국내 농가의 시름은 몇 겹이나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조류 독감과 구제역으로 고통을 겪어온 농가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충남도는 이병률이 높은 이 질병의 유입을 막기 위해 전시에 준하는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ASF가 발생한 경기 파주.연천 농장 출입차량이 다녀간 충남지역 13개 축산 시설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는 것. 이들은 ASF가 발생한 경기 농가를 방문한 차량이 드나든 도축장과 사료공장, 농가 등이며 환경 검사와 임상관찰, 항원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만큼 ASF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건 재앙이다. 지금으로선 철저한 차단만이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2011년의 구제역 악몽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당시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6개월간 전국에서 300만마리의 돼지와 소를 살처분했다. 축산농가 피해액과 방역 등에 투입된 정부예산이 3조원을 넘었다.

질병 예방의 첫걸음은 철저한 차단 방역이다. 조류 독감과 구제역 같은 가축 전염병에서 충남도는 뼈아프게 경험했던 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확진 이후 일주일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는 점에서 초기 차단이 매우 중요하다. 대전.세종 지역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발생 지역과 멀다고 안심하지 말고 강력한 방역으로 유입을 미리미리 막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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