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여고생 손목 살인·대전 갈마동 여중생 살인 등
경찰, 미제사건 전담팀 중심 DNA 매칭 등 꾸준히 수사

이다현양 실종 전단.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DNA분석으로 30여년 만에 특정되면서 기존 장기미제 사건의 해결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2015년 명백한 살인사건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태완이법)에 따라 미제사건 수사팀을 신설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법 시행 전에 발생한 사건은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은 경우만 적용대상이 돼 당시 2000년부터 발생한 살인사건만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1995년 청주 사창동 대학교수 부인 살인사건 등이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았다.

2000년 이후 충북경찰이 수사 중인 장기미제사건은 모두 14건이다.

2014년 발생한 ‘청주 여고생 실종사건’은 충북의 대표적 미제사건이다. 2014년 1월 29일 낮 12시께 당시 졸업을 앞둔 고3 이다현양은 친구를 만난다고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신고 접수 2주 만에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으나 이양의 행적은 여전히 묘연하다. 경찰은 이양이 잠시 생활했던 고시텔 관리자 A(당시 48세)씨의 행적에 주목했으나 그가 인천의 한 공사장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2001년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은 최근 한 TV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재조명됐다. 2001년 영동군의 한 공사장 인근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모(당시 16세)양이 두 손목이 잘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공사장 인부와 학교 친구 등 60여명을 수사했으나 범인을 찾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 밖에 2004년 영동 40대 주부 살인사건, 2005년 영동 노부부살인사건, 2009년 청주 50대 주부 살인사건, 2013년 보은 콩나물밥 사건 등도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대전에서도 1998년 서구 갈마동 여중생 살인사건, 2001년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 등 6건이 미제사건으로 남아 수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충남경찰도 2004년 서천 영보카센터 화재 살인사건 등 9건의 미제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장기미제사건이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었으나 이번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을 계기로 경찰은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미제 살인사건 현황 파악 등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미제사건 전담팀이 부검영상 등을 다시 법의학자들에게 보내 재감정을 의뢰하고, 새로 검거되거나 구속된 피의자들의 DNA 매칭 작업을 벌이는 등 관련 사건들을 꾸준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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