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미 충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박혜미 충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박혜미 충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동양일보]철학자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라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공황 장애의 경우 고통스러운 공황 발작이 여러 번 반복해서 찾아옴에도 도무지 익숙해지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공황발작이란 예고 없이 갑작스런 심한 불안과 다양한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단순히 매우 심한 불안과는 성질이 다르다.

공황 발작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개는 심한 스트레스가 첫 발작에 영향을 주며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생물학적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전체성인 인구의 30% 정도가 한차례 이상 공황 발작을 경험했다는 결과가 있을 만큼 그 자체만으로 병리적 현상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공황 장애란 공황 발작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혼자 있는 상황이나 사람이 많은 곳, 처음 발작이 생겼던 장소나 상황을 꺼리게 되며 불편이 발생하는 상황을 이야기 한다.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 쉽게 잊혀 지지 않는 것처럼, 공황 발작 때에 경험했던 강렬한 감정과 감각들이 뇌의 일부분에 따로 저장돼 있어 공황 발작이 발생한 유사한 상황이 되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발작을 미리 불안해하게 된다. 이러한 공황장애 상태를 정신과에서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에 빗대어 설명하곤 한다.

공황 장애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먼저 불안을 유발하는 생각을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공황 발작이 오기 전 불안 증상을 강화하는 생각 패턴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불안으로 인해 경험하는 어지러움,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숨이 차거나 두근거림 등 다양한 신체 증상들을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일반화 시켜 ‘이러다가 마비가 와서 곧 죽을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쓰러져서 망신을 당할 것이다’ 등 파국적인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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