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검 이춘재 ‘처제살인사건’ 수사서류 발견…경찰에 제공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경기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가 25년 전 저지른 청주 처제살인사건의 구체적 범행수법 등이 담긴 수사자료가 발견됐다. 검찰은 이 기록을 경찰로 넘길 계획인데,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청주사건의 연관성을 밝혀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검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의 청주 처제살인사건과 연관된 수사기록을 찾았다고 22일 밝혔다.

통상 검찰은 무기수 사건이라 하더라도 사건기록을 20년 보관하고 파기해 이 수사기록 역시 파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주지검 문서창고에 보관돼 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파기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문서창고를 찾아보니 관련 자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20여년이 지난 자료지만 기록된 내용을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보관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검찰 수사기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거된 이춘재(오른쪽)가 당시 청주서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1994년 1월 18일자 동양일보 15면 보도 캡처.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거된 이춘재(오른쪽)가 당시 청주서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1994년 1월 18일자 동양일보 15면 보도 캡처.

 

록, 법원 재판기록 등 2000페이지가 넘는 이 자료에는 이씨의 혈액형과 그의 생활 행적, 범행수법 등이 담겨있어 경찰이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찾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씨가 저지른 청주처제살인사건 검찰수사 기록 열람 등사를 위해 이번 주 초 청주지검을 방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래된 기록이다 보니 직접 청주에 가서 자료를 확보해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씨는 1994년 1월 13일 자신의 집을 찾아온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경찰은 10차례의 화성 연쇄살인사건 중 5·7·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이씨의 DNA가 일치한다며 그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까지 경찰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1994년 당시 청주처제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김시근(52) 전 형사는 “당시에도 이씨는 명백한 증거를 내밀고 추궁해도 혐의를 부인했다”며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뺀질이’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청주서부경찰서 형사계 감식 담당이던 이모(62) 전 경위도 “범행을 치밀하게 은폐해 증거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며 “DNA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씨는 끝까지 범행을 감추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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