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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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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일보
  • 승인 2019.09.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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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충북도 홍보보좌관
김진오 충북도 홍보보좌관

[동양일보]우스갯소리로 공무원은 ‘늘공’과 ‘어공’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늘공’은 정년이 보장되는 일반적인 공무원으로 ‘늘 공무원’의 줄임말이다. 이와 대비되는 ‘어공’은 ‘어쩌다 공무원’이라는 말로 나와 같이 정무적 필요에 의해 임용된 경우다. 충북도의 경우 보좌관이 대표적인 어공으로 분류될 것이다.

10년이 훨씬 넘도록 다른 분야에서 일한 나는 2011년 공무원이 되기 전까지 공직사회에 대해 긍정 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컸다.

‘모든 민원은 온갖 규정을 내세우며 일단 안 되는 방향으로 검토한다, 내 일이 아니라며 부서 간 떠넘기기 일쑤다, 일의 효율 보다 윗사람 눈치 보기와 의전에 치중한다’는 등의 말이 공직사회를 비판하는 단골 메뉴였다.

어쩌다 공무원들의 비위가 알려지기라도 하면 비판은 ‘세금을 축낸다’는 등 비난으로 이어졌고 공직사회를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공직사회를 두고 하는 말 중에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이 있다. 소신이나 자기 철학 없이 시키는 일이나 군말 없이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나의 공직사회에 대한 생각은 지난 9년여 동안 적잖이 변했다. 오해에서 비롯된 사실도 있고 알지 못했던 공직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국가와 사회를 떠받치는 근간이 공직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조직은 열심히 일하는 20%와 그렇지 않은 80%로 구성된다는 말은 공직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겠지만, 사실 공무원들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 충북도만 해도 세계무예마스터십,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성공시키는 데에 공무원들이 최일선에서 뛰고 있다. 내년도 정부예산을 6조원이나 확보하는 데에도 정부부처의 문턱이 닳도록 발로 뛴 공무원들의 노력이 절대적이었다.

대전·충남·세종 등 타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하나라도 더 충북도민들에게 유리하도록 협조와 경쟁을 반복하며 때로는 고도의 전략이 동원되기도 한다.

현안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과 열정을 쏟아 붓기는 마찬가지.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관철시킨 것이나 바다가 없는 충북에 미래해양과학관을 세우겠다고 끈질기게 매달리는 모습은 일반적인 업무를 다루는 수준의 노력으로는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다. 투자유치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건강한 기업 한 곳이라도 더 모셔가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충북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한화큐셀, 현대엘리베이터 등 투자유치 대박을 이어간 이면에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며 하루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가며 뛴 공무원들의 열정이 있었다.

되짚어 보면,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은 공무원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가져야할 기본자세를 강조한 말일 것 같다.

정부와 지자체 행정은 지극히 보편타당해야 하고 절대 다수의 이해와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 때문에 행정은 기업 활동과 달리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변화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만일 공무원 개인의 소신이나 자기 철학이 행정에 과도하게 작용한다면 공공의 이익을 해칠 수도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영혼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나는 삶의 전환점이 된 공직을 통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도 함께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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