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6000여㎡ 22곳에 걸쳐 건축폐기물과 비닐, 콘크리트 등 매립

제보자가 지난 2018년 1월 6일 포크레인 2대를 임대해 2시간에 걸쳐 폐기물 묻힌 곳을 팠다. 이때 발견된 폐기물의 모습.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속보=청주 방서도시개발사업조합의 용암동 사업부지에 대규모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3·5일자 1면, 23일자 3면

24일 조합원들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용암동 사업부지(수변공원과 준주거지역) 내 2만6000여㎡ 22곳에 환경오염물질 및 폐기물(콘크리트 잔해, 비닐 및 조화, 철근, 오염된 흙 등)이 매립되어 있다는 것.

이런 사실은 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거나 생활해 오던 지역주민들이 폐기물 매립 현장의 사진을 찍어 제보하면서 밝혀졌다.

사진 속의 폐기물 매립현장은 구체적이다.

2018년 1월 6일 오전 10시부터 20분까지 1100-56에 포크레인 2대를 빌려 깊이 1.5m, 길이 20m를 판 결과 콘크리트 폐기물에 비닐 및 조화, 철근 등이 발견됐다. 이어 한 곳을 더 파자 많은 양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쏟아져 나왔다.

주민 A씨는 “이 곳에 많은 양의 폐기물이 묻힌 것을 확인했다”며 “몇 년 전에 나무를 심으려고 하다 사람의 힘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바위만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많이 나와 작업을 중단했다”고 강조했다.

제보자는 “1100-55번지 내 지하농지였던 곳에 토비장으로 사용하던 일대는 많은 양의 적벽돌 및 폐기물, 콘크리트 덩어리가 묻혀 있다”며 “트랙터로 12㎝도 가지 못해 밭갈이를 포기해야만 했다”고 증언했다.

올해 4월 7일 1100-55번지에서는 도시가스 설치공사가 진행됐는데 터파기 장소에서 대량의 비닐과 폐기물이 발견됐지만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문제는 시행사나 시공사 모두 이런 상황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용암동 1100-55번지 3필지 외 약 1만1880㎡에는 19.8㎡당 5~6톤의 폐기물이 묻혀 있었다”며 “토지 전체에 걸쳐 페기물이 분포된 것으로 추정할 때 상상도 못할 양”이라고 강조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세차장으로 썼던 곳과 주거민들이 사용했던 지하수에 대한 폐공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100-64번지와 77, 78, 98, 47번지에는 지하수 관정이 있었는데 올해 6월까지 47과 98번지 2곳은 신고되어 폐공처리했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땅속에 묻혔다.

청주시 관계자는 “그 지역에 여러 곳의 지하수 관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올해 6월에 47과 98번지 2곳은 신고되어 폐공처리 됐다”며 “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신고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폐기물 불법매립 현장을 오랜 시간에 걸쳐 촬영하고 증거를 수집해 왔다.

그는 “사업을 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지역의 토질검사를 실시해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성토해야 한다”며 “하지만 관련업자들은 그냥 공사를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몰지각한 일로 시민들과 후손들이 겪어야 할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나섰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불법행위가 낱낱이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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