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라는 본래 취지 살리지 못한채 마무리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동아시아의 공통 문화원형인 젓가락을 통해 청주시를 세계 젓가락문화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로 5회째 개최되고 있는 ‘2019 젓가락페스티벌’이 국제 행사로서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한채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청주시가 주최하고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관한 ‘2019 젓가락페스티벌’은 지난 20~22일 3일간 청주시도시재생허브센터 일원에서 개최됐다. 예년과 달리 전시 위주 행사에서 페스티벌의 형식에 맞게 한중일 3국이 더불어 교육, 체험, 참여형 행사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젓가락페스티벌은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지역축제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3일 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행사의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인 관람객수(주최측 추산)를 살펴보면 2016년 5만1000명, 2017년 5만2295명, 2018년 5만1224명이었지만 올해는 8706명에 그쳤다.

특히 행사 장소였던 청주시도시재생허브센터는 인근 주차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불편을 초래했으며 페스티벌의 백미인 젓가락특별전 ‘40인의 식사도구’는 센터 내 커피숍 옆 로비에 전시돼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최측은 태풍 타파의 영향과 지난해에 비해 축소된 예산 규모, 9일에서 3일로 줄어든 행사기간, 동부창고 리모델링으로 인한 장소 변경 등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일각에서는 본래의 취지를 잃은 젓가락페스티벌 자체의 계속 추진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란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젓가락페스티벌은 청주시가 2015년에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이어령 동아시아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당시에는 6억원(국비 1억원, 시비 5억원)이 투입되며 페스티벌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후 청주시 주최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2~4회까지는 2억8000만원이 투입됐고 올해 예산은 8000만원이 줄어 2억원으로 편성됐다.

지역문화계의 한 인사는 “젓가락페스티벌은 매년 다른 도시를 선정하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에 당시 청주시가 선정돼 시작된 행사”라며 “굳이 청주에서 젓가락과 관련된 국제 행사를 계속적으로 추진 해야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관계자는 “젓가락이라는 콘텐츠를 통한 행사는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이기에 부족한 점이 많을 수도 있다”며 “재단에서는 교육자 양성과 파견은 물론 콘텐츠를 지속 개발하고 보여줄 수 있는 페스티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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