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비판보도에 홍보예산 전액삭감에 ‘언론 길들이기’ 논란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제천시의회가 시의회나 시의원들에 대한 비판보도를 이유로 제천시가 요청한 홍보예산 전액을 삭감해 논란이다.

특히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한두 개 언론사에 대한 불만을 타 언론과 제천시에 전가시키는 등 객관적이거나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예산을 심의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제천시의회는 지난 2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A위원장이 “비판기사 게재 언론사에 광고를 집행하지 말라”며 앞서 열린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삭감해 올린 홍보학습담당관 추가경정예산 홍보비 예산 1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날 A위원장은 예산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위해 자리한 집행부 홍보학습담당관에게 지역인터넷 매체의 실린 기사를 예로 들며 “없는 일을 마치 있는 일처럼 비하한 기사를 통해 시민들이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이런 언론사에는 홍보비를 지급하지 말라”고 강요했다.

특히 그는 “다수의 언론이 내가 한 5분 발언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이를 마치 집행부 홍보담당부서의 잘못인양 불만을 토로했다.

제천시의회 사무국 내에 홍보담당 부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에 대한 비판보도나 실적 보도가 집행부의 잘못이란 식으로 발언하며 책임을 물은 것.

결국 A위원장을 포함한 예결위 의원들의 상임위 결정대로 홍보비 예산을 전액 삭감의결하며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연출했다.

이 같은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 대해 제천시는 물론 시를 출입하는 다수의 언론은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수 언론의 보도에 대한 불만을 핑계로 들며 홍보예산을 통해 집행부는 물론 전체 언론을 길들이려 한다는 의심의 눈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A위원장은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비하해 올린 기사 때문에 의원 및 가족까지 이상한 눈총을 받고 있다”며 “일부 지역 인터넷 언론에 한정됐을 뿐 다른 언론사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예산 전액 삭감과 관련해서는 “제천시 담당부서에 악의적인 기사를 게재하는 언론사는 광고비(홍보비)를 책정하지 말라고 (제천시에)수없이 당부했는데 지켜지지 않아 불필요한 예산이라고 생각해 삭감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A위원장의 해명은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을 부정하며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되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예산 외의 조례 및 업무보고 등을 병행할 수 없는 것이 기본”이라며 “시 홍보 예산을 심사하며 비판기사를 쓴 한두 언론사나 개인적인 보도행태 불만으로 전체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의원 자체로서의 자질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천 장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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