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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작지만 확실한 청렴
차한잔/ 작지만 확실한 청렴
  • 동양일보
  • 승인 2019.09.29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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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청주시 친환경농산과 주무관

 

황유원   청주시 친환경농산과 주무관
황유원 청주시 친환경농산과 주무관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현재 대한민국 트렌드 중 하나로 ‘소확행’이 있다. 신조어인 이 단어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랑겔 한스 섬의 오후(1986)’에서 쓰인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돼 있는 속옷을 볼 때 느끼는 행복과 같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말한다.

소비 트렌드에 ‘소확행’이 있다면 청렴 트렌드에는 ‘소확청’이 있다. ‘소확청’은 작지만 확실한 청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확청’을 실천하는 데 가장 간단하고 주목받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2016년 금품 수수와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대한민국 공직 사회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많은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이 더치페이, 즉 각자 내기의 확산이다. 남에게 대접하기를 좋아하고 이를 통해 정을 나눈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에게 각자 내기가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국민권익위원회가 2018년 9월 청탁금지법 시행 2년을 맞아 사회 전반의 변화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청탁금지법 인식도 조사와 각급 기관의 신고․처리 현황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중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각자 내기에 대한 인식이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해 일반 국민들도 각자내기가 오히려 편해지고 한층 자연스러워졌다는 응답이 나왔다.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인해 공직자와의 식사 자리가 많이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직무 관련성과 금액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종종 곤혹을 느끼기도 한다. 주변 우려의 목소리에 법률을 입안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청탁금지법을 또 다른 이름으로 ‘각자 내기 법’이라고 말했다. 각자가 본인 것은 본인이 계산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어디서 무엇을 먹든지 청탁금지법 때문에 곤혹을 느낄 일은 없다는 것이다.

각자 내기는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실천할 수 있고 이는 공직자가 일상에서 ‘소확청’을 실천하는 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변화에 동참해 각자 내기 문화를 정착시키고 접대문화를 개선해 공명하고 투명한 공직사회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청탁금지법이 공직자와의 만남 자체를 금지하는 법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부정청탁과 접대 관행을 없애기 위한 법이라는 것을 새기면서 말이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 무엇보다 청탁금지법의 가장 큰 성과는 반부패‧청렴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돼야 한다고 보는, 이른바 청렴으로의 의식 전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부패는 권력형 부패 문제나 방산비리, 공무원의 뇌물수수‧횡령 등 일상생활과 유리돼 있는 문제로 인식된 측면이 있었는데 청탁금지법이 제정․시행되면서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혈연‧지연‧학연 등 인맥을 통한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등의 낡은 관행이 생활 속에서부터 근절돼야 한다는 것으로 보고, 청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져 과거에는 부패라고 인식되지 않던 행위들도 개선이 필요한 부패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전환은 우리나라의 청렴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는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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