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몸, 김지원‧김태헌 작가 ‘유랑展’ 개최

김태헌 작가가 스페이스몸 ‘유랑展’에 전시된 자신의 회화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인간의 삶과 죽음을 여행이라는 철학적 의미에 담은 미술 전시회 ‘유랑展’이 오는 11월 8일까지 스페이스몸 2, 3 전시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지원, 김태헌 두 작가의 시선을 비교해 조명할 수 있도록 2인전이 아닌 2개의 개인전 ‘유랑-꽃집’과 ‘유랑-붕붕’으로 구성됐다.

스페이스몸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김지원 작가에게는 영여(상여와 같은 뜻)를, 김태헌 작가에게는 오래된 앰뷸런스를 제공했다. 두 가지 모두 운송의 목적을 지닌 사물이자 죽음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김지원 개인전 ‘유랑-꽃집’은 요여(腰輿)를 통한 색다른 작품을 선보인다. 요여는 영거(靈車)라고도 불리는 장례식 상여 앞에 앞서가던 신주와 혼백을 이동시켰던 작은 가마다. 작가는 이 가마들을 받아 먼지와 묵은 때를 벗겨내고 칠을 하며 작업했다.

김지원 작가는 “캔버스에 그리는 것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고 그것은 꽃상여를 연상시키는 꽃집이 됐다”며 “가마에 그려진 맨드라미는 마른 실재의 꽃과 더해져 생애의 시간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김태헌 개인전 ‘유랑-붕붕’은 그림 안에 붕붕 날아다니는 구름과 같은 형상과 오리인형, 도날드덕 캐릭터와 같은 모습의 회화작품들을 함께 선보인다. 또 앰뷸런스 작품은 80년대 시골에서 실제 사용됐던 앰뷸런스 구조의 자동차가 오래된 물건을 보면 그것을 만든 사람과 사용했던 사람의 관계를 상상하게 하는 작가에게 호기심의 발현이 됐다고 한다.

김태헌 작가는 “유랑(流浪)은 모두 삼수변을 달고 있으며 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야 썩지 않는 것처럼 생각, 작업, 인생도 일정한 중심 없이 떠돌다 관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붕붕(鵬鵬)은 장자 이야기에 나오는 붕새, 말풍선, 손오공이 타고 다니는 근두운으로 그림 속 이미지를 연결하는 접속자이자 그림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장치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독특한 시각으로 미술작품을 발표하며 전시때마다 화제가 됐던 두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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