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1.3%·충남 1.6%…대전·세종 올해 ‘0명’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충청권 시·도교육청이 고졸채용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졸 채용 비율이 전국 시·도교육청 평균에 미달하는 것은 물론 채용비율도 해마다 줄어들면서 교육청이 ‘학력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지난 1월 청년들의 성장경로 다양화를 위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정작 고졸취업을 책임져야 할 일선 교육청이 오히려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최근 5년간 교육청별 고졸채용 현황’과 ‘인사채용 현황’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북·충남 시·도교육청은 전국 평균(2.4%)에 못 미쳤다.

특히 대전·세종 교육청은 올해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세종(0.9%)은 대구(0.6%)에 두 번째로 저조했다. 충북(1.3%)은 4번째, 충남(1.6%)은 7번째, 대전(1.9%)은 10번째로 낮았다.

충북은 747명 중 10명이 전부다. 올해 채용한 228명 중 고졸채용은 고작 2명으로 전체 채용규모의 0.9%에 그쳤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고졸채용이 해마다 2명이 전부이다 보니 채용비율은 2016년 2.5%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1.3%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는 1.2%로 더 낮아진 뒤 올해는 0.9%까지 떨어져 채용비율이 소수점 단위에 머물렀다.

앞서 2012년~2014년은 275명을 채용했지만 고졸채용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2014년 6월 ‘특성화고등학교 및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졸업자 지방공무원 임용규정’을 개정하면서 2015년부터 해마다 2명씩 채용하는 상태다.

세종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채용한 일반직 196명 중 고졸채용은 단 2명에 그쳤다. 2016년·2017년·2019년은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대전은 5년 동안 일반직 317명을 채용하면서 고졸은 6명만 뽑았다. 올해는 48명 중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충남은 5년 동안 채용한 일반직 948명 중 고졸채용은 15명이다.

2014년 개정된 임용 규정에는 임용 예정 직렬별 신규채용인원의 20% 이상을 특성화고나 산업수요 맞춤형고의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로 할 것을 정하고 있다.

대상은 임용 예정 직렬별 관련학과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거나 유사한 교육과정을 가진 학과의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이다.

시·도교육청은 교육부가 2014년 발표한 ‘고졸 취업활성화 방안’에 따라 일반과 기술직렬 내 고졸 적합 직무와 자격을 추가 발굴하고 고졸자를 다양한 직렬의 채용에 우대해야 한다.

하지만 고졸채용 규모에서 보듯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실정이다. 시·도교육청이 앞장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정작 고졸채용에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고졸 취업을 책임지는 일선 교육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고졸채용에 앞장설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다양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박 의원은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 중 하나인 공공기관 고졸채용은 학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사회적으로 자립·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 확산을 만들어낼 중용한 열쇠”라며 “청년들이 대학중심의 학력중시라는 사회적 풍조를 벗어나 다양한 성장경로를 구축하기 위해 고졸취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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