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유화 기자]지난 7월 ‘우라늄 수돗물’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충남 청양의 한 마을에서 또다시 기준치의 14배가 넘는 우라늄이 검출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청양군에 따르면 최근 대치면 작천리 마을 상수도에 대해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기준치 3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보다 14.6배가 많은 우라늄이 검출됐다. 지난달 초 한 민간기관에서 마을 간이상수도인 지하수 세 지점의 수질검사 결과 우라늄이 모두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간이상수도는 지난해 마을 지하수 관정에서 우라늄과 라돈이 초과 검출돼 인근에 새로 뚫은 관정이다. 지난 4월 준공 당시 수질검사에서 우라늄이 기준치 이내로 나왔으나 5개월 여 만에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군은 비상시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기존 관정과 연결해 놓은 물탱크의 차단 밸브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관정의 물을 차단하고, 대체 관정만 연결해 사용해 왔는데 누군가 차단밸브를 열어 물이 혼합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군은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간이상수도의 음용수 사용을 금지했다. 또 해당 마을에 급히 생수를 공급하고, 연결밸브를 차단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앞서 ‘우라늄 수돗물’ 사태를 겪은 마을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청양군 정산정수장 물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우라늄이 검출돼 파문이 일었다. 올해 1월의 경우 정기 수질검사에서 정수 과정을 거친 물 1ℓ당 우라늄이 기준치의 2배를 넘는 67.9㎍ 검출됐다. 다음달엔 105.7㎍이 나와 기준치의 3배를 뛰어넘었고 3월에도 기준치 2배 이상 우라늄이 검출됐다.

기준치 이상의 우라늄을 장기간 복용하면 신장독성을 일으키는데 어린이, 노약자에 더 위험하다. 실제 지난 8월 청양군이 정산정수장의 우라늄 수돗물에 노출됐던 주민 2947명 중 1120명에 대한 검진 결과 14.6%(164명)가 이상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기능 65명, 단백뇨 27명, 빈혈 34명, 신장기능 38명 등이다. 다만 군보건의료원 전문의는 이상증세를 보인 사람들에 대해 ‘질병으로서 유의미하다고 보기엔 수치가 낮다’는 소견을 밝혔다. 청양 박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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