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적으로 퍼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ASF는 지난달 27일 이후 한동안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아 확산 차단에 대한 국민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2∼3일 경기 북부 지역인 파주와 김포에서 총 4건이 추가됐다.

이로써 국내 돼지열병 확진 사례는 모두 13건으로 늘어났다. 국내 첫 발생지역인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다시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7일 충남 보령의 한 양돈 농장에서 접수된 ASF 의심 신고가 ‘음성’으로 판명나면서 충남지역 양돈 농민들이 다시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번 의심신고는 전국 최대 양돈 밀집단지인 충남에서 1주일 사이에 두 번째로 접수된 것은 데다 신고농장이 ‘축산 1번지’ 홍성 바로 코 앞 이어서 또 다시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다행이 음성으로 확인돼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1주일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홍성군 도축장에서 도축 대기 중이던 돼지 19마리가 폐사해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했으나 ASF가 아닌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판명됐다.

하지만 한번 걸리면 고병원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돼지열병의 확산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ASF 확진사례 13건 중 11번째는 돼지사육 사실조차 몰랐던 파주의 소규모 미등록 농가에서 발생해 충격적이다. 임진강 인근 산속 깊은 곳에서 대형 비닐하우스 안에 철망을 설치해놓고 돼지를 키웠다고 한다.

방역을 위해 기본적으로 설치해야 할 울타리가 없었고 ASF 바이러스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잔반을 먹이로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농가는 환경부 예찰 과정에서 발견됐고, 돼지 채혈 검사 결과 감염이 확인됐다고 한다.

특히 파주는 돼지열병 첫 발생지이자 중점관리지역이어서 총력 방역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구멍'이 뚫렸다니 허탈하고 실망스럽다.

충남도는 이날 ASF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소규모 양돈농가 27곳에서 기르는 돼지 506마리를 수매해 도축했다.

충남도는 8일까지 축산업에 등록하지 않은 소규모 농가와 남은 음식물 급여 농가 등 취약 농가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전수조사한다.

돼지열병 확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방역 사각지대가 생기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규모가 작아 축산업 등록을 하지 않은 미등록 양돈 농가나 무허가 불법농가도 당국의 방역 조치를 준수하고, 방역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돼지열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한다.

소규모 미등록 양돈 농가에 대한 방역에 좀 더 일찍 나서야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지 않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더 철저하고 적극적인 방역에 나서길 바란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