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마직막 대회, 고령화 사회가 가장 큰 원인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급기야는 군민체육대회 폐지를 가져왔다.

옥천군은 1975년부터 44년동안 이어진 옥천군민체육대회를 올해를 끝으로 폐지한다고 9일 밝혔다. 인구감소와 면 단위 지역의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선수단을 꾸릴 수 없게 된 게 직격탄이 됐다.

이 대회는 오는 12일 공설운동장에서 9개 읍·면에서 70여명씩 700여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축구, 그라운드 게이트볼, 줄다리기, 훌라후프, 쌀가마 오래들기 등 9개 종목에 걸쳐 대회를 치른다.

지난해부터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인해 족구와 배구는 종목에서 제외됐다. 이 또한 고령화로 인해 과격한 경기는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참가하는 안남면과 안내면의 경우 선수단 평균 연령이 60세로 집계됐다. 옥천지역의 고령화 실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되는데, 옥천은 28.1%(1만4401명)나 돼 수년전부터 이미 초고령화 고지를 넘어섰다.

특히 선수단으로 참여하는 선수들이 매우 제약적이며 인원동원에 한계를 느낀 각 읍·면 체육회 회장들의 의견이 옥천군체육회로 전달되면서 잠정적 폐지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실제로 군민체육대회가 처음 열렸던 44년 전의 옥천 인구는 10만3057명이었지만 올 8월 기준은 5만1196명으로 반 토막이 난 실정이다.

면 체육회 A회장은 “내 나이가 65세인데 나보다 어린 사람이 없어 선수등록을 하지 못해 면 공무원들에게 대리 출전을 부탁 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이대로 가다간 체육대회는커녕 마을 잔치도 어려운 실정이다”고 푸념했다.

이에 옥천군체육회는 노인들의 거리이동을 감안하고 제한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각 읍·면단위로 지역 특색에 맞는 체육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옥천군체육회는 체육시설사업소와 각 읍·면 체육회 회장단과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현재 충북에서는 옥천군과 보은군, 괴산군만 군민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옥천 박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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