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엄재천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진흥원이 기관 내부 회의시설을 두고도 고급 호텔 컨퍼런스룸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등 방만하게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변재일(더불어민주당·청주 청원구) 국회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진흥원은 2016년부터 2019년도 6월까지 총 26회의 이사회를 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로 인해 회의공간 임차료 및 식대로 호텔에 지불한 비용만 약 3276만원에 달했다.

5대 진흥원은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NIA(한국정보화진흥원),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KCA(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K-Data(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이다.

KISA의 경우 16회의 대면 이사회 중 14회를 호텔에서 개최해 회의공간 임차료 및 식대에 약 177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KCA은 같은 기간 동안 17회의 대면 이사회를 개최했고, 이 중 10회를 호텔에서 개최해 회의비용으로 약 1363만원을 지출했다.

KCA는 서면으로 진행된 4차례의 이사회에서도 총 890만원의 이사 참석수당과 식대 20만원을 지출했다. 다른 진흥원들은 서면으로 진행된 이사회에 대해서는 참석수당 및 식대를 사용하지 않았다.

NIPA은 같은 기간 총 24회의 이사회 중 13회는 한국과학기술회관 내 회의공간에서, 3회는 엘타워 회의공간에서 진행했다. 이 회의공간은 회당 임차료만해도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회의시설로 NIPA는 이사회 개최에만 약 3700만원을 지출했다.

기획재정부의 기타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회의장 및 행사장은 각급의 공공시설을 우선 활용하고, 호텔 등 호화로운 장소의 임차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은 호텔 등에서의 이사회 개최를 지양하고 기관 내부 회의시설을 활용하거나 행정안전부가 도입한 원격근무용 공간인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변 의원은 “한 두 시간 진행되는 이사회를 위해 고가의 회의공간을 빌리는 것은 예산낭비”라며 “서면 이사회까지 참석 수당과 식대를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게 집행된 것이므로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5대 진흥원은 기재부 지침에 따라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내부 회의시설이나 스마트워크센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원에서도 기관 혁신 운영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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