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또 한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세상을 떠났다. 인터넷 등을 통한 악성 댓글 탓이다.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설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는 이미 전에도 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려 한동안 연예계 활동을 쉬기도 한 바 있다. 외신까지 나서 설리 사망을 긴급 뉴스로 다루며 고인이 '끔찍한 온라인상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렸다.

아름다운 한국인에 대한 뉴스도 아닌, 누군가의 돌팔매질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일로 세상을 또 놀라게 한 일이어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설리는 작년에도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변에 힘들다고 해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그럴때마다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안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동안 많은 연예인들이 악성 루머와 댓글에 시달리다 견디지 못해 세상을 등진 사건이 많았다.

최진실과 가수 유니 등도 악성 댓글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바 있다.

설리의 사망후 온라인 세계도 충격에 휩싸였고 악플 문화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악플은 살인행위‘ ‘악플러는 살인자' '악플금지법 제정'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악플에 대한 법 강화',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주장하는 글도 올라왔다. 온라인상에서 글을 올리는 일에 대해 일일이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쉬운건 아니다.

또한 온라인을 활용하는 국민들의 일상적 자우에 대해 국가가 세밀하게 대응하는 문제도 표현의 자유와 맞물린 사안이라서 현실적으로 묘안을 내기 어렵다.

또한 악플이라는 것의 기준도 모호하고, 인터넷이라는 자유 공간에서 좋은 글, 긍정적인 글만 올리라고 강요할 수만은 없기도 하다.

그렇다고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까지 할 정도의 악의적인 글이나 허위조작 정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국민 모두의 ‘자정’과 ‘노력’이다. 국민들의 자유로운 일상에 대해 일일이 법으로 제어하기 어렵고, 당국의 규제보다는 자정 분위기로 가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인터넷상에서 아무 생각없이, 혹은 일부러 악의를 가지고 올린 댓글이 결국 내 부모와 딸과 아들, 내 남편과 아내에게 ‘칼침’이 되어 꽂힌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절대로 악플을 달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이런 마음으로 인터넷 자정운동을 펼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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