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수도권에서 출퇴근... 대책마련 절실

[동양일보 김성호 기자]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직원들 가운데 가족과 함께 지역에 정착한 사람은 10명 중 4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북 혁신도시에 입주해 있는 공공기관 직원의 20.6%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퇴근을 고수했다. 가족 동반 정착률 전국 최하위로 집계됐다는 얘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1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은 4만923명에 달했다. 이 중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1만5675명으로 38.3%에 불과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온 일명 ‘기러기 엄마·아빠’는 1만2811명, 31.3%로 3명 중 1명꼴이었다.

또 4.7%인 1934명은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 매일 출퇴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7%인 1만503명은 미혼·독신이다.

가족 동반 정착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충북이었다.

모두 2959명 중 609명만이 가족과 함께 이주해 20.6%를 기록했다. 이어 △강원(29.9%, 5404명 중 1614명) △경북(30.7%, 4122명 중 1265명) △경남(36.1%, 4066명 중 1467명)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가족과 내려와 정착하라’는 의미로 이주기관 직원들에게 혁신도시 내 아파트도 우선 분양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혁신도시에서 1만1503채가 특별 분양됐으나 이 중 1364채(11.9%)는 입주도 하기 전에 되 팔렸다.

전매기간 이후 거래가 1123건, 전매기간 이내 거래가 241건(배우자 증여 137건, 인사이동 77건, 퇴직 16건, 이직 6건, 해외이주 5건)으로 나타났다.

전국 혁신도시 중 전매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이었고(24.6%, 1817채 중 447채), 제주(16.7%, 246채 중 41채) 경남(15.1%, 2444채 중 368채) 순이었다. 부산과 제주는 최근 10년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중 하나다. 충북은 363세대 중 9채가 입주전 되 팔렸다.

이와 관련, 민 의원은 “현지에 터전을 마련할 생각도 없으면서 특혜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차익을 남기고 되판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며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성장을 이루자던 혁신도시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 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혁신도시 시즌2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여당”이라며 “해가 지면 텅텅 비는 상가와 음식점들을 먼저 본 뒤 대책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음성·진천 김성호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