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성 남 취재부 부장 / 보령·홍성 지역 담당

천 성 남 취재부 부장 / 보령·홍성 지역 담당

[동양일보 천성남 기자]홍성군에는 광천 새우젓단지가 있고 보령시에는 천북굴단지가 있다.

이들 두 지역에는 어쩌면 닮은꼴인 바다가 주는 보물인 새우젓과 바다인삼으로 불릴 정도로 영양만점인 굴 채취로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되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래서 이 지역사람들은 이곳을 거점으로 하여 전국에서 유명한 브랜드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열심히 지난한 삶을 가꾸고 있다.

그런데 이들 주민들이 수년 전부터 벙어리 냉가슴 앓듯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예서제서 들려온다.

한 토호 세력이 세를 누리며 홀로 영리를 취하고 무지한 영세 상인들을 호도하고 기만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방을 지배하는 사익추구 집단이라는 의미로 ‘토호(土豪)’란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조선 초기라고 한다.

지방토호세력이란 지방권력과의 밀착을 통해 부패, 비리 등의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세력을 말한다.

어인 일인가. 한 상인은 눈물을 흘리며 이 같은 만행을 기자에게 토로하며 토호세력의 기득권 착취로 생활고를 겪고 있으며 법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고 호소했다.

물론 보조금 사업과 관련한 폐해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답답한 가슴을 억누르며 부패의 고리를 끊어달라고 하소연하는 한 상인의 찢어지는 마음을 보았다.

이래서 되겠는가. 국가보조금을 얻어 지역민이 아닌, 일개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보조금을 써버린다면 어찌 지금이 문민시대라 일컬을 수 있겠는가.

기득권이란 일단 잡으면 놓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다. 그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변화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가 보장되는 범위 안에서만 수용한다.

공자는 향원(鄕原)을 ‘도덕의 적(賊)’이라 했다. 즉, 공동체의 도덕을 파괴하는 도적 무리란 뜻이다. 향원에 대한 맹자(孟子)의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지방토호세력은 지방의회나 지자체 등과 밀착관계를 형성해 놓고 인·허가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

오호 통재라. 지금이라도 부패의 고리를 끊고 지역민과 함께 상생하는 마음으로 돌아기기를 진정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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